주희정이 프로농구 역사에 획을 그을 대사(大事)를 앞에 두고 있다.
안양 KT&G의 주희정(32)은 지난 20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13어시스트를 추가해 정규리그 개인 통산 389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4000어시스트까지 106개를 남겨둔 상황. 주희정은 2008~2009시즌 들어 경기당 8.6어시스트를 기록 하고 있어 산술적으로 3월 6라운드 초반이면 4000어시스트를 달성할 수 있다.
한국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4000어시스트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주희정은 1997~1998시즌 원주 나래(現 동부)에서 데뷔해 이번 시즌이 12번째이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셈.
하지만 주희정은 젊은 선수들과의 체력, 스피드 싸움에서 오히려 압도하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현역 포인트가드 중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득점, 어시스트는 기본으로 챙기고 가드로선 어울리지 않게 리바운드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뽐내 트리플더블도 7번이나 작성했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창원 LG의 현주엽(34)과 함께 가장 많이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것.
현역 최고 가드 주희정이 KBL 최초 4000어시스트와 최다 트리플더블 작성자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초읽기에 들어갔다.
▲주희정의 ´힘´ KBL 최초 4000어시스트
이번 시즌 주희정은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21일 현재 경기당 8.6개. 역대 통산 정규리그 583경기에서 기록한 평균 어시스트 6.7개보다 월등한 수준이다.
주희정의 시즌 어시스트 추이를 살펴보면, 2001~2002시즌과 2002~2003시즌을 제외한 나머지 시즌에서는 대부분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큰 기복이 없었고 끊임없이 성장한 것.
데뷔 첫해인 1997~1998시즌 평균 4.2어시스트로 출발한 주희정은 이후 5.2어시스트(98~99), 5.6어시스트(99~00), 7.2어시스트(00~01), 6.4어시스트(01~02), 5.9어시스트(02~03), 6.5어시스트(03~04), 7.4어시스트(04~05), 7.8어시스트(05~06), 8.0어시스트(06~07), 7.3어시스트(07~08)를 기록해 왔다.
주희정의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속공을 처리하는 능력은 현역 가드 중 최고이다. 이에 노련미까지 더해져 세트오펜스 상황에서도 수월하게 패턴을 이어갈 수 있는 수준에 이르자 말 그대로 ´언터처블´이 됐다.
지난 2006~2007, 2007~2008시즌에는 어시스트왕에 올랐고 이번 시즌 역시 유력한 후보로 어시스트상 3연패를 노리고 있다.
이처럼 12시즌 동안 성장하며 보여준 주희정의 꾸준함과 성실함이 4000어시스트 달성의 디딤돌이 된 것이다.
▲국내 선수 최다 ´트리플더블러´에 오른다
주희정은 정규리그에서 통산 7번에 걸쳐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국내 선수들 중에는 현주엽과 함께 가장 많이 기록한 것.
외국인 선수와 통틀어 비교해도 주희정의 7회는 전체 3위에 해당하는 대단한 수준이다.
가장 많이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선수는 앨버트 화이트(前 동부)로 총 10번을 작성했다. 뒤를 이어 리온 데릭스(前 TG삼보)가 8회를 작성했다.
이번 시즌 아직 단 한 번의 트리플더블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주희정은 몇 차례 아까운 기회를 놓쳤다.
지난 4일 대구 오리온스전과 7일 LG전에서 주희정은 각각 14득점, 15어시스트, 7리바운드와 17득점, 14어시스트, 7리바운드를 기록, 아쉽게 트리플더블을 놓쳤다.
20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도 19득점, 13어시스트, 7리바운드에 머물렀다(?).
지난해 11월 27일 오리온스전에서는 무려 2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득점과 리바운드가 나란히 ´8´에 그쳤다.
하지만 ´더블-더블´만 놓고 보면 6회로 국내 선수 중 최다기록의 주인공이다. 김주성(30. 동부)과 김승현(31. 오리온스)이 3회씩을 기록해 뒤를 잇고 있다.
2008~2009시즌 리그 전체에서 트리플더블이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주희정의 개인 8호, 시즌 1호 트리플더블이 기대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