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구단24명설문]토종만도못한용병?…용병제이대로좋은가

입력 2009-04-25 01: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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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외국인선수 제도. 현행 제도 유지 의견도 적지 않았지만 이젠 손을 봐야한다는 견해도 많았다. 왼쪽부터 SK 일본인 용병 카도쿠라, 롯데 가르시아. 스포츠동아DB

1998년 처음 도입된 뒤 수년간은 외국인선수가 맹활약을 펼쳤다. 또한 외국인선수를 통해 국내선수들이 보고 배우고 느끼면서 전체적인 한국 프로야구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진 사실을 부인할 수도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특급 외국인선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는 팀의 구멍난 전력을 메워주는 수준에 불과하고, 많은 선수들이 조기에 퇴출당하고 있다. 개막 후 1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미 SK 마이크 존슨과 두산의 맷 랜들 2명은 퇴출됐고, 퇴출 대기상태에 들어간 외국인선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팀들이 최근 수년간 외국인선수 실패로 인해 골머리를 앓아왔다. 그러면서 “이제는 외국인선수 제도에 대해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스포츠동아는 이에 따라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8개구단 단장과 감독, 선수 등 팀당 3명씩 총 24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축소 및 폐지론 급부상 이번 설문에 참가한 24명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다. 9명은 외국인선수를 1명으로 축소하거나 아예 외국인선수 제도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확대론에 동참했던 단장과 감독들도 축소 및 폐지론에 대거 합류하고 있다는 점이 이채로운 대목이다. 두산 김승영 단장은 “전체적으로 각 구단마다 외국인선수 의존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서 1명으로 축소하자는 뜻을 나타냈다. 삼성 김재하 단장은 “팀마다 취약포지션이 있는데 신인이나 트레이드로 보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1명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고 밝혔다. 1명으로 축소하는 쪽은 “어차피 잘 지켜지지도 않는 외국인선수 연봉상한선을 없애고 제대로 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연봉상한선을 폐지하면 재정이 튼튼한 팀만 이롭다는 반론에 대해서도 “아무리 연봉을 많이 줘도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 특급선수가 국내에 오겠느냐”는 주장이다. 히어로즈 송지만은 “과거에는 외국인선수를 보고 국내선수들이 배울 점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1명의 선수라도 수준높은 선수를 영입해야 국내야구가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KIA 김조호 단장, 두산 김경문 감독, 롯데 박기혁, 삼성 박진만은 아예 폐지론을 들고 나왔다. 김경문 감독은 “외국인선수 비중이 예전같지 않다. 그 돈을 우리 선수들을 위해 쓰는 게 낫다”고 말했다. ○외국인선수 확대필요 6명 24명 중 외국인선수 확대 의견은 6명. SK 김성근 감독, KIA 조범현 감독, LG 김재박 감독과 이영환 단장, 롯데 이상구 단장, 히어로즈 조태룡 단장이었다. 이들은 주로 3명보유·2명출장을 주장했는데, 히어로즈 조태룡 신임단장은 “1명을 벤치나 2군에 앉혀두는 것은 외화낭비”라면서 “3명을 보유하면 3명을 출장시키고, 아니면 2명보유·2명출장이 낫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성근 감독은 “아시아쿼터제를 시행해 세계를 향하는 시대에 아시아를 나누는 시각에서 벗어나야한다”고 주장했다. ○현행제도 유지파 9명 김인식 감독의 말처럼 외국인선수 제도 손질은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축소 및 폐지와 같은 9명이 현행제도를 유지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한화 윤종화 단장은 “현재의 몸값 상한선으로 좋은 외국인선수를 분명 구할 수 있다”면서 “연봉 상한선을 높인다고 모든 외국인선수가 반드시 성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시진 감독은 “외국인선수 3명에 드는 비용보다 현재의 1군 엔트리를 1명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비용면에서도 효율적이다”고 주장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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