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실전 방불케한 전북의 고함소리

입력 2009-12-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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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욱. 동아일보DB

30일 오후 3시 전주시 완산군 봉동읍 율소리 전북 현대 훈련장. 버스가 도착한 뒤 선수들이 하나둘씩 내렸다. 결전을 이틀 앞둔 얼굴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여유가 넘쳐흘렀다. 본격 훈련에 앞서 스트레칭과 패싱 게임에서도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최강희 감독이 “내가 더 이상 시킬 게 없이 알아서 다 해 훈련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말한 것이 허언은 아니었던 듯. 그러나 좌우 크로스에 이은 슛 훈련에 돌입하면서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

초반 몇 차례 슈팅이 빗나갈 때 서로 웃으며 격려했던 것도 잠시. 언제부터인가 “(하)대성아 네가 빨리 들어가야지.” “(신)광훈아 크로스가 그게 뭐냐”는 이흥실 수석코치의 주문만이 들렸다. 11대11 연습게임이 하이라이트. 경기는 실전을 방불케 했다. 거친 태클과 몸싸움은 기본이요 성종현은 루이스가 자신과 부딪혀 넘어졌는데도 손 한 번 내밀지 않았다. 루이스 역시 당연하다는 듯 툭툭 털고 일어났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볼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골이다”는 공격 측과 “아니다”는 수비 측의 고함이 훈련장을 뒤덮었다.

화기애애함과 긴장감의 공존. 다 이유가 있다. 최 감독은 1일 성남 원정길에 24명 선수를 데려간다. 정규시즌 때 원정 규모는 보통 18명이지만 활용 가능한 모든 멤버를 경기 전날까지도 시험할 계획. 선수들에게는 훈련 하나하나가 주전경쟁의 일환인 셈. 최 감독은 “우리 훈련 원래 이래. 어린 선수들이 그냥 치고 들어오니까 할아버지(고참)들이 맥을 못 추지”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 뒤로 2시간 여 입에선 ‘단내’가 나는 훈련을 소화한 선수들이 버스에 올라탔다. 챔프전 1차전을 앞둔 전주에서의 마지막 훈련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전주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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