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스포츠동아DB
시즌 첫 공격포인트가 절실하지만 욕심 부릴 필요는 없다. 이미 퍼거슨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 박지성은 28일 헐 시티와 원정전에서 한 차례 결정적 골 찬스를 놓쳤다. 아니, 빼앗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반 분위기 전환을 위해 교체 투입된 박지성은 루니의 횡패스를 받아 슈팅으로 연결하기 직전, 상대 수비수가 볼을 자신의 골문에 차 넣는 바람에 포인트를 올릴 틈이 없었다.
그러나 좌우 측면을 오가며 팀 공세를 주도했고, 디펜스에서도 농익은 활약을 펼치며 맨유 벤치를 기쁘게 했다. 특유의 ‘공간 창출’ 능력은 물론, ‘멀티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셈. 현지 언론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스카이스포츠와 지역지 맨체스터이브닝뉴스은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완벽히 임무를 수행한 그를 칭찬했다. 맨유 홈페이지도 “양 사이드를 오가며 여러 차례 좋은 패스와 크로스를 했다”고 호평했다.
올 해 최종전에는 또 하나의 포커스가 있다. 위건에 소속된 조원희의 출격 여부와 맞물려있기 때문. 비록 조원희가 벤치멤버로 밀려 있고, 이적설이 나돌고 있어 성사 가능성은 낮지만 ‘코리언 더비’를 기대할 수도 있다. 승점 40을 기록 중인 맨유는 리그 선두 첼시와 승점 차가 5점으로 벌어진 상태. 그만큼 승리가 절실하기에 ‘언제, 어떻게’ 투입되더라도 제 몫을 해내는 박지성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박지성은 현재 정규리그 5경기 출장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맨유 입단 이후 박지성은 12월의 최종전에 모습을 보였다.
2005년 볼턴전에 후반 34분 루니와 교체 투입돼 4-1 승리에 밑거름을 놨고, 이듬해 레딩전에선 선발로 출격해 후반 1분 긱스와 교체될 때까지 46분을 뛰었다.
물론 팀도 3-2 승리. 2007년 마지막 경기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나 2008년 1월1일 열렸던 버밍엄전에 선발 출전해 1-0 승리에 기여했다.
2008∼2009시즌 때도 미들스브러전(1-0 승)을 통해 12월의 대미를 장식했다. 시즌 후반기에 유독 강한 면모를 과시해온 박지성이기에 이번 위건전 활약이 기대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