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유니폼의 장원삼 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선언한 삼성 선동열 감독(왼쪽)과 최근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투수 장원삼이 5일 선수단 첫 미팅자리에서 만나 이번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사진제공| 삼성 라이온즈
“올해는 우승”… SUN의 세가지 믿음
□1 회복 오승환 등 부상선수 복귀□2 진화 장원삼 가세 선발진 보강
□3 고참 양준혁 등 분위기 이끌어
삼성 선동열(47) 감독이 사령탑 재임 2기의 첫 해인 2010년 당당히 우승을 선언했다. 선 감독은 5일 경산 볼파크에서 선수단 시무식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새해 포부로 “부상만 없다면 좋은 성적, 우승 아니겠는가”라고 밝혔다. ‘지키는 야구’를 모토로 재임 1기의 첫 두 해인 2005년과 2006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그는 “처음 취임한 때보다 (전력이) 확연히 달라졌다(강해졌다)”는 평가도 곁들이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차분히 2010년 팀 전력을 분석하며 선 감독이 풀어놓은 신년 구상들을 종합하면 3가지 키워드를 읽을 수 있다.
○회복
선동열 감독의 우승 선언에는 전제가 달려있다. ‘부상만 없다면’이다. 부상자들의 회복이야말로 2010년 삼성의 핵심 화두다. 선 감독은 “2005년과 2006년 우승하면서 분명 무리가 따랐다. 작년에 특히 부상자가 많았던 이유다”라며 “하지만 오승환 권오준 안지만 구자운 등 작년에 부상으로 빠졌던 선수들이 모두 정상을 되찾으면 2005년, 2006년처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06∼2008년 3년간 세이브 1위를 차지한 오승환은 오른쪽 어깨 부상을 털어냈다. 지난해 가을 이후 경기도 용인 수지의 삼성 트레이닝센터에서 살다시피 한 오승환은 이날 시무식에 참석해서는 “이제 다 나았다. 전지훈련을 가서 볼을 던지는 일만 남았다”며 ‘돌부처’다운 간결한 일성을 토해냈다.
○진화
선동열 감독 부임 후 ‘투수왕국’으로 탈바꿈한 삼성이 지난해 13년 만에 가을잔치의 구경꾼으로 전락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선발진의 붕괴 때문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지난달 30일 히어로즈에서 좌완 장원삼을 모셔왔다. 선 감독은 “투수력이 안정돼야 역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원삼이가 오면서 우리에게 가장 부족했던 왼손 선발이 보강됐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워낙 좋은 기량을 갖고 있어 두 자리 승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원삼도 “지난해 부진(4승8패·방어율 5.54)했지만 올해 이를 만회하고 팀도 잘돼 서로 윈-윈 했으면 좋겠다”며 “쉬는 동안 훈련도 잘 됐고, 삼성은 불펜이 좋아 올해 15승을 목표로 한다”고 화답했다. 장원삼의 가세로 삼성은 지난해 공동다승왕(14승) 윤성환에 두 명의 외국인 투수 나이트, 크루세타까지 벌써 4명의 선발진을 확보해 마운드의 진화를 예고하고 있다.
선 감독은 아울러 “채태인 최형우 박석민 강봉규 신명철 등 타자쪽에서도 작년에 많은 발전을 이뤘다”며 세대교체에 성공한 타선에 대한 희망도 감추지 않았다.
○고참 역할론
선동열 감독은 자신과 6년간 동고동락했던 한대화 수석코치가 지난해 시즌 종료 후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옮겨가자 코칭스태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친정체제의 강화’로도 해석할 수 있는 규모였다. 그러나 코치 물갈이는 자칫 선수단과의 의사소통 약화로 변질될 수도 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선 감독은 “장태수 수석코치가 정말 잘 한다. 다른 코치들도 다 내가 선수로 데리고 있어봐서(김재걸 김종훈 김현욱 전병호 등) 잘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 선 감독은 “양준혁 박진만 진갑용 등 고참 셋이 팀을 이끌면 분위기상으로도 팀에는 가장 좋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경산|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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