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수에서 한국 경마 사상 최초 여성조교사가 된 이신영 씨. 레이스 전개를 예측하는 뛰어난 통찰력으로 밝은 미래가 예상된다. [사진제공=KRA 한국마사회]

여성기수에서 한국 경마 사상 최초 여성조교사가 된 이신영 씨. 레이스 전개를 예측하는 뛰어난 통찰력으로 밝은 미래가 예상된다. [사진제공=KRA 한국마사회]


조교사시험 수석 합격

한국 경마사상 최초의 여성조교사가 탄생했다. 한국마사회는 서울경마공원 1호 여성 기수 이신영(29)씨가 올해 신규 조교사 면허시험에 최종 합격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신영 기수는 2001년 7월 데뷔한 이후 855전 86승, 2위 66회, 승률 10.1%%, 복승률 17.8%%를 기록했다. 매년 100전 안팎의 높은 출주율로 남자 기수에 못잖은 실력을 자랑해 왔다.

이신영 기수는 2009년 91전(6승)에 참가했으나 올해는 조교사시험 준비에 전념하느라 말을 타지 않았다. 이런 노력은 결국 빛을 발해 조교사 면허시험 합격자 여섯 명 중 85.3점으로 수석 합격한 것. 이론시험인 학과시험을 수석으로 통과하고, 면접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경마 세계에서 여성 기수가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외국에서도 여성 기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하지만 이신영 기수는 데뷔 이래 남성 기수들을 압도하는 승부 근성과 강인한 정신력, 기승실력을 앞세워 여성 기수의 신화를 만들어왔다. 이후 많은 여성 기수가 탄생했지만 아직까지 그녀를 뛰어넘는 후배들이 나오지 않을 정도.

조교사 면허를 취득했다고 당장 조교사로 데뷔하는 것은 아니다. 이신영 기수는 당분간 기수 생활을 하다가 기존 조교사의 퇴직 등 결원이 발생할 경우 ‘마방대부심사’를 거쳐 조교사로 데뷔하게 된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장밋빛 미래는 확실해 보인다. 한 경마전문가는 “이신영 기수는 두뇌 회전이 빠르고 레이스 전개를 예측하는 통찰력이 있다. 조교사로서도 큰 재목이다”고 성공을 예상했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