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완. [스포츠동아 DB]
집중 견제에도 볼넷 36개로 1위 판단력 굿
홈런 1위 최진행과 맞물려 시너지효과 만점
4월19일부터 5월9일까지, 한화는 17경기에서 3승14패를 기록했다. 팀 타율은 0.226. 하지만 11일 청주 넥센전 이후 최근 11경기 성적은 9승 2패. 팀 타율이 0.302에 달하고, 득점(107점)은 앞선 34경기에서 얻은 96점보다 많다. 그렇다면 전자와 후자의 한화 타선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던 걸까. 바로 중심 타자 김태완(26·사진)의 부재, 그리고 복귀다.
○존재감 하나로 안정적인 타선 구축
김태완이 한화 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 이상이다. 한화 한대화 감독과 이순철 MBC ESPN 해설위원은 입을 모아 “김태완이 어깨 부상을 털고 돌아온 이후 짜임새부터 좋아졌다. 상대 투수들이 한화 타선을 받아들이는 느낌이 분명히 다르다”고 말했다. 한화 장종훈 타격 코치도 마찬가지다. “태완이가 없을 때는 매 경기 타순이 달라지곤 했다. 돌아온 후 비로소 안정적인 타선으로 고정됐다상대 선발이 왼손이냐 오른손이냐에 따라 한두 명 정도가 바뀔 뿐”고 설명했다. 게다가 김태완 대신 중심 타선을 맡아야 했던 선수들이 줄줄이 부담을 덜게 되는 효과까지 봤다.
○나쁜 볼은 골라내는 볼넷의 효과
김태완은 26일까지 29경기에서 볼넷 36개를 얻어내 단연 1위다.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아직 규정 타석을 못 채웠지만 볼넷 1위는 놓친 적이 없다. 집중 견제와 유인구 세례에 밀리지 않고 3∼4타석에 한 번씩은 걸어 나가고 있다. 한 감독은 “하체 중심 이동이 잘 되니 안 좋은 볼이다 싶으면 배트가 나가다가도 참는다”면서 “상당히 똑똑한 선수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신중하기 때문에 팀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칭찬했다. 장 코치도 “참을성과 판단력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새 거포 최진행의 조력자
홈런 1위인 후배 최진행과의 시너지 효과도 만점이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 KIA의 ‘CK포’가 좋은 예다. 선구안이 좋은 3번 최희섭이 나쁜 볼을 참아 가면서 걸어 나가니 4번 김상현 앞에 승부할 만한 기회가 그만큼 많이 찾아왔다”면서 “ 올해 역시 최진행이 성장하는 데는 김태완의 역할이 중요하다. 잘 하면 지난해의 KIA처럼 성공적인 콤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6일 대전 넥센전에서도 그랬다. 김태완이 1회 2사 후 볼넷을 얻어내자 최진행이 우월 선제 2점포로 화답했다. 게다가 최진행과 김태완은 원정 룸메이트이기도 하다. 최진행은 “태완이 형이 돌아온 후 나도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좋은 기회를 많이 잡는 것 같다”면서 “함께 방을 쓰면서 상대 투수들에 대한 정보나 작전 등에 대해 조언을 많이 받는다”며 고마워했다.
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