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의 이글아이] 도쿄돔 2군경기에 관중 2만7000명…마이너도 대접 받는 日야구

입력 2010-08-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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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를 시작하면서 요미우리 2군의 이벤트 경기가 펼쳐졌다. 그동안 2군 구장에서만 경기를 해왔는데 도쿄돔에서 지바롯데 2군과 경기를 치렀다. 요미우리 2군 구장은 조명 시설이 없어 모두 낮경기로 열린다. 그런데 이날은 모처럼 낮경기가 아닌 야간경기를 소화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요미우리 2군도 매년 2∼4경기 정도 도쿄돔에서 경기를 하고, 입장요금은 2군 경기와 동일(약 1만3000원)하다고 한다.

평소 2군 구장에서는 벤치가 아닌 불펜에서 경기를 관전하지만 이날 도쿄돔에서는 모처럼 벤치에서 관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평소 2군 구장에서 경기하던 선수들도 도쿄돔에서 경기를 하니 눈빛과 자세가 사뭇 달랐다. 훈련 때부터 진지한 모습이었고, 1군 선수가 된 것처럼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후 6시부터 경기가 시작됐는데, 경기 전에는 팬들을 위한 이벤트가 다양하게 진행됐다. 선수들이 땀을 흘리며 경기하는 그라운드를 팬들이 직접 밟아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고, 사인회도 열렸다. 선착순에 한해 팬들은 경기 전 훈련을 벤치에서 지켜볼 수도 있었다. 타격훈련을 할 때는 벤치 앞에서 선수와 함께 사진을 찍는 행사도 마련됐다. 팬들은 훈련을 끝낸 선수와 자연스럽게 가벼운 인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 개시 15분 전에는 초청한 초등학교 야구부 8개 팀이 양쪽으로 나눠 10분 정도 도쿄돔 그라운드에서 펑고를 받으며 가벼운 훈련을 했다. 팬들은 물론 초등학교 야구선수들에게는 정말로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

경기가 시작되자 양쪽 2군 선수들은 자신이 가진 최고의 기량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도쿄돔이라는 큰 무대라서 그런지 경기도 박진감이 넘쳤다. 결과는 요미우리의 승리. 2군 경기지만 관중이 2만7000명 정도나 입장해 선수들을 응원해주는 모습은 부럽기 그지없었다. 마침 1군 경기가 없어 TV에서도 중계를 해줬다.

일본 선수들은 1군과 2군 가릴 것 없이 팬들을 위한 이벤트에는 항상 친절하게 응한다. 팬들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다. 요미우리에는 팬들을 위한 서비스가 항상 준비돼 있다는 인식이 뿌리내린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야구장을 찾는 팬들은 끊이지 않고, 비록 2군이지만 1군 못지않은 규모로 게임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분명 부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국프로야구도 마냥 부러워만할 게 아니라 작은 것부터 실천해나가면 팬들에게 호응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송진우는?

등번호 21번을 달고 21년 동안 현역선수로 프로야구 무대를 누볐다. 전설을 남기고 이제 또다른 비상을 꿈꾸며 새로운 출발선상에 섰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에서 코치연수를 시작하며 지도자로 제2의 야구인생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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