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인천 SK 아닌, 대한민국 SK”

입력 2010-11-0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사령탑 김성근 감독 [스포츠동아 DB]

야신 “한국챔프 책임감” 주문
공식회견에서는 슝디의 조직력, 기동력 등을 칭찬했지만 행간의 의미를 읽을 줄 알아야 된다. 이런 립 서비스가 나온다는 자체가 SK의 심리적 여유를 반증하는 정황증거다. 내부적으로는 ‘2전 전승은 당연하다’는 정서가 주류다.

한국 챔피언으로서 자존심 문제라고 생각한다. SK의 진짜 목표는 타도 일본이다. 김성근 감독 필생의 꿈이기도 하다. 그래서 벌써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차출을 걱정하고 있다.

다만 관건은 정신무장이다. 다행히도(?) SK에게는 2008년 아시아시리즈에서 당했던 퉁이의 아픔이 있다. 대만 팀은 당연히 이길 것으로 보고 정보 수집 등, 준비를 거의 하지 않았다. 모든 전력을 일본에 집중했다.

그 결과 예선 첫 경기에서 세이부를 이기고도, 퉁이에 일격을 당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시리즈 직후 이번에는 슝디 관련 정보를 어려워도 찾아 구한 것도 그런 학습효과의 영향이었다.

김 감독은 4일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서 있었던 슝디와의 첫 대결 직전에 “선수들에게 ‘인천 SK가 아니라 대한민국 SK’라고 딱 한마디만 했다. 알아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자부심을 갖되 책임감을 잊지 말라는 의미다.

은퇴를 앞둔 캡틴 김재현도 4일 첫 경기 전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만만하게 보지 말자. 2008년 퉁이전을 잊지 말자. 하던 대로 한국시리즈처럼 SK 야구를 하자”고 주문했다.

오히려 김 감독은 방심보다는 초단기전에 관한 중압감을 털어놨다. 한국시리즈처럼 7전 4선승제라면 1∼2경기 져도 된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데 대만전은 단 1경기라도 놓치면 타이중까지 원정 온 의미가 자존심이나 상금 양 쪽에서 퇴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감독은 “더 조이겠다”고 말했다. 또 선취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두 가지 포인트를 제시했다.

첫째 좌완에서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봤다. 김광현이 이탈했고 작은 이승호가 안 좋은 상황에서 정우람∼전병두를 투입할 타이밍을 중시했다.

둘째, 슝디의 우완 용병 3투수의 변화구를 어떻게 공략할지를 고민했다. 김 감독이 “3점 승부”를 예측한 것도 판세를 냉정하게 보는 증거다.타이중(대만)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