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Star] “2년 연속 30홈런” 올해도 용꿈 꾼다

입력 2011-0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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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타선에 이제 그밖에 남지 않았다. 허리통증으로 캠프에서 조기 귀국한 최진행의 앞으로 행보에 올시즌 한화의 사활이 걸려있다 스포츠동아DB

■ 홈런왕 노리는 26세 스페셜리스트 한화 최진행

작년 첫 풀타임 출전
32홈런·92타점
홈런 친 30경기서
한화도 무려 20승

전훈서 허리 다쳤지만
내 꿈은 홈런킹
타율 올리면 홈런은 덤
2년 연속 30홈런 야망

‘전설’ 장종훈 코치“나를 뛰어 넘을 선수”
무한신뢰
한화 4번타자 최진행이 하와이 전지훈련 도중 귀국했다. 허리부상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 만큼 표정이 어둡지는 않았다. “괜찮아요. 열흘 정도 쉬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개막 때까지는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 겁니다.”지난해 최진행은 생애 처음 풀타임을 뛰며 32홈런,92타점을 기록했다. 김태균이 빠져나간 4번타자 자리에서 김태균을 능가하는 32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최진행은 올시즌 한화 공격의 운명을 쥐고 있다.

그가 신나게 홈런을 터뜨려 줘야 한화의 공격력이 산다. 하지만 주변 여건은 그다지 좋지 않다. 간판타자 김태완이 군입대로 팀을 떠났다. 상대의 견제가 최진행에게 집중될 게 뻔하고 중심타선은 팀창단후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최진행의 올시즌 목표는 ‘전경기 출장과 2년 연속 30홈런’이다. 그는 “한 타석, 한 타석에 집중해 지난해 기록을 모두 뛰어넘고 싶다”고 했다. 최진행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4번타자다. 또 한번 그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2011년을 만들어갈지 주목된다.


● 2년 연속 30홈런이 목표

지난해 최진행은 32홈런과 92타점을 기록했다. 생애 첫 풀타임 시즌을 뛰며 그것도 4번타자 자리에서 세운 놀라운 성적이다. 새해 첫날 장종훈 코치가 최진행에게 문자를 보냈다. “진행아! 팀은 최하위였지만 너 때문에 지난해 행복했다. 너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30홈런은 쉽지 않은 기록이다. 7관왕 이대호가 30홈런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지바 롯데의 김태균도 한화 시절 9년 동안 단 두차례만 30홈런을 기록했다. 최진행은 올해 2년 연속 30홈런에 도전한다. 국내에서 2년 연속 30홈런을 때린 우타자는 장종훈과 심정수,마해영,이호준 4명 뿐이다. 마해영이 삼성 시절 3년연속 30홈런을 때린 게 최고기록이다. 좌타자로는 이승엽이 무려 7년 연속 30홈런을 때렸다. 최진행이 올해 2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한다면 그는 단숨에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 최진행의 홈런은 승리를 부른다

최진행의 홈런은 한화에 승리를 안겨준다. 지난해 최진행이 홈런을 떠뜨린 30경기에서 한화는 20승을 올렸다. 홈런도 영양가 만점이다. 32개의 홈런 가운데 24개가 3점차 이내의 접전에서 터졌다. 그 가운데 무려 18개가 1점차 승부에서 나왔다. 결승홈런 6개, 동점홈런 5개, 동점 상황에서 앞서가는 선제홈런이 자그마치 10개다. 29호부터 32호 홈런까지 시즌 막판 그가 때린 4개의 홈런은 모두 결승홈런이다. 그에게는 한대화 감독에게서 물려받은 ‘해결사 본능’이 있다.

류현진이 등판한 날은 특히 잘쳤다. 류현진이 승리한 16경기에서 7개의 홈런과 16타점을 올렸다. 결승타를 3번이나 쳤고 그가 홈런을 때린 경기에서 류현진은 한 번도 지지 않았다.


● 타율을 높여라

지난해 최진행의 타율은 0.261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45명 가운데 40위였다. 32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기복이 심했다. 129경기 가운데 무려 51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0.261은 역대 30홈런을 때린 타자 가운데 심정수(삼성, 2007년 0.258)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타율이다. 한대화 감독은 “최진행은 좋은 스윙을 갖고 있다. 유인구를 골라내고 타율을 올리면 홈런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 타선에서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최진행을 빼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상대가 정면승부를 하지 않을 때 최진행이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할지 한화공격의 커다란 숙제다.


● 장종훈 코치 “진행아! 나를 넘어서라”

최진행의 롤모델은 장종훈 타격코치다. 통산 340홈런을 기록한 장종훈 코치를 넘어서는 게 그의 가장 큰 목표다.

“코치님의 경험담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틈나는 대로 선수 시절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그게 천금같습니다.” 허리부상으로 하와이에서 귀국할 때 장종훈 코치가 최진행을 불렀다. “절대 무리하지 말고 푹 쉬어라. 시간은 충분하다.”

허리부상은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나가사키 마무리캠프까지 쉬지 않고 참가했다. 2010년보다는 2011년이 더욱 중요하기에 한 순간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쉴 때 조금 쉬어가는 융통성이 없었다. 이것도 그에게는 큰 경험이다. 최진행은 여전히 진행 중인 선수다. 그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장종훈 코치는 “진행이는 홈런왕이 될 수 있다. 40홈런도 치고 언젠가는 나를 뛰어 넘을 선수”라고 칭찬했다. 최진행이 장종훈 타격코치를 만난 것은 선수생활 최고의 축복일지도 모른다.


● 실패는 두렵지 않다

‘내가 선택하고 최선을 다한다. 나의 선택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최진행의 좌우명이다. 올해 그는 가장 주목받는 타자 가운데 한명이다. 지난해 너무 잘했기에 올해는 주변에서 부담스런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올해는 태완이도 없고 타선이 더 약해졌어”,“너만 피해가면 되니까 좋은 공 안줄 거야”,“올해 잘해야 진짜 인정을 받을텐데….”최진행은 최선을 다할뿐이라고 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할 겁니다. 올해 잘할 수도 있지만 못할 수도 있죠. 결과에 신경 쓰기보다는 과정에 충실하겠습니다.” 최진행은 올해 26세다. 참 좋은 생각을 갖고 있는 선수다.


● 홈런왕은 영원한 나의 꿈

최고의 꿈은 홈런왕이다. 야구를 시작한 이후 홈런왕이라는 목표를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

지난해 그는 3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당당히 홈런 2위에 올랐다. 올해도 최진행의 홈런포가 불을 뿜는다면 팬들은 그를 차세대 홈런왕으로 인정할 것이다. 거꾸로 추락의 아픔을 맛본다면 다시 일어서는데 몇년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지난해 보여준 모습이 최진행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아직 보여줄 게 많은 진행형의 타자이기 때문이다.

조건은 다른팀 4번타자보다 훨씬 불리하다. 장종훈에 이어 한화 역사상 두 번째로 2년 연속 30홈런에 도전하는 최진행의 성공시즌을 기원한다.


● 최진행은?


▲ 생년월일= 1985년 8월 17일

▲ 출신교= 동원초∼청량중∼덕수정보고

▲ 키·몸무게= 188cm·100kg(우투우타)

▲ 입단= 2004년 한화 2차 2번(전체 10번)

▲ 2010년 성적= 타율 0.261, 129경기 32홈런 92타점 66득점

▲ 2011년 연봉= 1억원(2010년 3000만원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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