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한 배번 변경이 아니다. 국제대회에서 호투했던 행운의 번호 ‘28’을 버리고 “등번호보다 더 많은 승수를 올리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21’을 유니폼에 새로 새겼다.스포츠동아DB
‘21번!’ 2011시즌 KIA 윤석민(25)의 등번호다.
윤석민은 지난 시즌 후 애지중지 하던 28번 대신 올 시즌 21번을 새 배번으로 택했다. 28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함께했던 행운의 번호다. 그러나 윤석민은 “2011년 팀을 위해 20승 이상, 등번호 21보다 더 많은 승수를 올리겠다”며 유니폼에 행운 대신 비장한 각오가 서린 21을 새로 새겼다. 윤석민은 국내 최고 우완투수로 꼽힌다. 그러나 2008년(14승5패) 이후 두 시즌 연속 10승에 미달했다. 팀이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09년에는 선발에서 마무리, 다시 선발로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자리를 옮겨 다니며 9승4패7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스스로에 대한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오른손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은 데다, 롯데 홍성흔-조성환과의 사구 악연으로 인한 마음고생에 시달리다 결정적 순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6승3패3세이브 방어율 3.83. 1위에서 5위로 추락한 KIA의 시즌 성적만큼 에이스 윤석민의 성적표도 아쉬움이 컸다. 윤석민은 2011년 연봉까지 구단에 백지위임했고 “살신성인의 자세로 무조건 20승 이상을 거둬 팀의 부활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20승은 1999년 현대 정민태(현 넥센 코치)가 기록한 이후 11년간 외국인선수를 제외한 국내투수 누구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윤석민이 등번호와 똑같은 ‘21승’으로 목표를 정한 이유도 더 이상 ‘우완 최고’가 아니라 ‘국내 최고’가 돼서 팀을 다시 정상으로 이끌겠다는 다짐에서다.
1월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이미 시속 149km의 빠른 공을 던지기 시작한 윤석민은 시범경기에서 10이닝 동안 37타자를 상대해 9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볼넷은 단 1개도 없었다. 다양한 변화구 구사능력은 이미 국내 최고지만 올 시즌에는 자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빠른 직구로 공격적 투구를 펼칠 계획이다. 에이스로 많은 이닝을 책임져 불펜투수들의 힘을 덜어주겠다는 책임감까지 품고 있다.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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