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로이스터와 달라”…양승호 감독의 칼날

입력 2011-04-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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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스포츠동아DB

롯데 양승호 감독(사진)은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시한다. 눈에 띄는 선수에게 스스럼없이 농담을 건네며 덕아웃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든다. 그러나 감독이라는 자리는 선수 개인보다는 팀 전체의 그림을 그리는 위치다. 그렇기 때문에 늘 마음속에 날카로운 칼을 품고 있다.

양 감독도 예외는 아니다. 양 감독은 14일 김수완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무너진 선발진에 이재곤과 함께 힘을 보탰던 투수지만 2군행 버스에 태웠다. 13일 사직 두산전에서 5회 마운드에 올라 2아웃을 잡아놓고 3안타 1볼넷으로 3실점하는 안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그보다는 “아직 스무 살, 스물한 살밖에 되지 않은 선수가 씩씩하게 던져도 모자랄 판에 베테랑 투수인 양 행동했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지난해 한 해 반짝 잘 던졌다고 베테랑 투수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마음가짐의 문제다. 김수완은 2군에서 고생 좀 해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뿐만 아니다.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사도스키도 원정 6연전을 치를 동안 2군 캠프가 있는 상동에 머물게 한다. 사도스키는 원래 주말 LG와의 3연전 중 1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12일 불펜피칭 도중 다시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다. 이재곤이 난조를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하루라도 빨리 복귀해 팀에 보탬이 돼야 하지만 쉽사리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양 감독은 “사도스키 자리에는 이용훈을 올릴 것”이라며 “지난해에는 아파도 1군과 함께 움직였지만 올해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고 못박았다. 용병으로서 시즌 준비가 부족했던 것에 대한 질책이 포함돼 있다.

홍성흔은 양 감독에 대해 “선수들을 자율 속에서 긴장하게 한다”고 말했다. 늘 붙박이 주전엔트리를 고집했던 로이스터 감독 때와는 달리 지금은 내일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게 롯데의 달라진 부분이다.

사직 |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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