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우상 카나예바 첫 만남때 TV속에서 걸어나온 줄 착각”

입력 2011-06-0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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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예바 “손연재는 어리지만 정신력-승부욕 강한 노력파”
러시아서 함께 훈련하는 손연재-카나예바, 11-12일 고려대서 리듬체조 갈라쇼

카나예바

손연재(왼쪽)와 카나예바.

어린 시절 우상과 한무대에 서면 어떤 기분일까. 피겨 여왕 김연아는 미셸 콴과의 아이스쇼 때 “꿈만 같다”고 했다. 라이언 긱스와 한솥밥을 먹게 된 박지성은 “축구 게임 안에서나 본 플레이어들이 그라운드로 튀어 나온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김연아에게 미셸 콴, 박지성에게 라이언 긱스라는 우상이 있었다면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7·세종고)에겐 이 사람이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 2010년 세계선수권을 석권한 리듬체조 여왕 예브게니아 카나예바(21·러시아)다. 손연재는 카나예바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기억한다. “TV 속에서 카나예바가 걸어 나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어요.”


○ 우상에서 절친으로

손연재는 11일과 12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리는 리듬체조 갈라쇼 ‘LG 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1’에서 카나예바와 한무대에 선다. 갈라쇼 준비에 한창인 손연재와 카나예바를 7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함께 만났다. 손연재는 지난해부터 러시아 노보고르스크에서 카나예바 등 세계 톱10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손연재는 “카나예바와 함께하며 그의 일상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자극이었다”며 “이젠 월드컵에 나가도 국내 대회처럼 편하게 느껴진다. 같이 훈련하던 동료들, 친숙한 심판 선생님, 익숙한 서양 관중들이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고되고 외로운 러시아 생활에 적응하는 데 카나예바가 적지 않은 도움을 줬다. 손연재는 “처음엔 같은 동작을 해도 더 아름답게 표현해내는 러시아 선수들을 보며 주눅이 들었다. 훈련 시작 전 단체로 발레를 하는데 언어 문제 때문에 동작을 외우기가 어려웠다. 그때마다 카나예바가 가르쳐 주기도 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카나예바는 “손연재는 여려 보이지만 강한 정신력과 승부욕을 지닌 노력파다. 요즘엔 러시아 말도 제법 알아들을 정도로 적응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 함께 런던 가자

손연재

두 리듬체조 요정의 수다는 이번 갈라쇼 이야기로 흘러갔다. 손연재는 “갈라쇼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리듬체조의 예술성과 아름다움을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피겨 아이스쇼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싶어 세계적인 선수들이 출전한다”고 말했다. 이번 갈라쇼 연출진의 한 명인 JYJ 김재중의 도움을 받아 손연재는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의 곡을 배경으로 ‘화살춤’도 선보일 예정이다.

손연재는 이번 갈라쇼를 마치고 2012년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9월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위해 러시아로 떠날 예정이다. 손연재는 “리듬체조를 시작할 때는 지금처럼 27점대만 나와도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카나예바는 “연재는 재스민꽃같이 향기로운 매력을 지닌 선수다. 러시아 동료들 모두 연재를 좋아할 만큼 성격도 좋다. 내년 런던 올림픽에 함께 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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