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꽃 피우는 류중일식 공격야구
“범타에 대한 책망 절대 안하겠다”
타자들 부담 떨치고 자신감 상승
적극적 스윙이 투수들 부담 가중
더 많은 볼넷 유도할 수도 있어
류중일(사진)식 공격야구가 꽃을 피우고 있다. 6월 이후 28경기에서 삼성의 팀타율과 팀홈런은 각각 0.304와 33개로 8개 구단 가운데 1위다.
13일 목동 넥센전을 앞둔 류 감독은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볼카운트 0-3에서도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리라고 지시한다”고 했다. 이는 번트보다 강공을 선호하는 경기운영과 함께 류 감독의 공격야구를 대표하는 2가지 큰 축이다.
● ‘볼카운트 0-3 타격’ 타자들을 부담에서 자유롭게 해줘야
넥센의 2년차 투수 문성현은 볼카운트 0-3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초구에는 스트라이크 넣기가 그렇게 힘든데, 0-3에서는 잘 들어가요.” 투수 입장에서 가장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보고 부담 없이 던지는 카운트라는 의미다. 역으로 타자에게 그 공은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타격실패에 대한 책임감도 크게 느낀다. 최근 삼성 모상기는 0-3에서 ‘적극적으로 치라’는 감독의 사인이 나왔음에도 스트라이크를 그냥 흘려보냈다. “생각은 ‘스윙해야지’라고 했는데, 마음먹은 대로 배트가 안나가더라고요.” 학생시절부터 ‘0-3에서는 기다려야 한다’고 배워온 탓에, 마인드의 전환이 쉽지 않은 것이다. 류 감독은 “그래서 범타에 대한 책망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소리를 듣는 경우는 오직 하나 뿐이다. “너 왜 그걸 안쳤어!” 류 감독은 “4∼5월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 타자들이 자신감을 갖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 ‘볼카운트 0-3 타격’ 오히려 더 많은 볼넷을 유도할 수도
5일 문학 SK전. 삼성이 1-3으로 뒤진 5회초 1사 2·3루에서 조영훈이 타석에 섰다. 볼카운트는 0-3. 조영훈은 감독의 사인대로 배트를 돌려 좌익수희생플라이를 만들었다. “헛스윙을 해도 볼카운트가 1-3이면 타자에게 유리하잖아요. 마인드만 바꾸면 내 스윙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카운트죠.” 이렇게 되면, 투수 입장에서도 한 가운데만을 보고 던질 수는 없다.
삼성투수 장원삼도 “이대호(롯데) 등 강타자들이 나오면, 변화구를 고려하는 등 0-3에서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서 조영훈은 “적극적인 스윙이 투수들의 부담을 가중시켜 오히려 볼넷을 더 유도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어차피 ‘0-3 타격’이 스트라이크존에서 완전히 빠지는 공을 치라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이유만으로 한정지을 수는 없지만, 삼성은 올시즌 2번째(75경기·299개)로 볼넷을 많이 얻은 팀이기도 하다.
목동|전영희 기자 (트위터 @setupman11)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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