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싸움 방불케 한 한화-넥센 ‘탈꼴찌 전쟁’

입력 2011-09-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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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민재 코치는 “한국시리즈 때처럼 비장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7위 한화와 8위 넥센의 ‘탈꼴찌 3연전’을 앞둔 2일 대전구장의 풍경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야구계의 관심은 온통 상위권의 치열한 경쟁에 쏠려 있다. 하지만 한화와 넥센에게도 순위 싸움은 끝난 게 아니다. 무엇보다 ‘절대 8위는 하지 않겠다’는 목표가 있다.

아무래도 마음은 한화 쪽이 더 불편하다. 앞만 보고 달리다가 다시 뒤를 돌아봐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2일 복귀한 에이스 류현진은 “팀 전체가 꼴찌를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민감해져 있다”고 했다.

한대화 감독 역시 “이번 3연전이 중요해졌다”고 고개를 끄덕인 뒤 4번 타자 최진행의 타격 훈련을 꼼꼼하게 살폈다. 절친한 사이인 넥센 김시진 감독을 만나러 가면서 “기를 싹 빼앗아 오겠다”는 농담도 던졌다.

반면 김 감독은 짐짓 여유 있는 모습. 한 감독과 어떤 얘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지금 우리가 ‘살살 하자’고 말할 때는 아니다”라면서 웃어 보였다. 하지만 류현진의 복귀는 적잖이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다. 취재진에게 류현진의 향후 등판 일정을 물은 뒤 “실전 감각을 빨리 끌어올리는 스타일이라 금세 적응할 것”이라고 평가한 걸 보면 말이다.

경기 역시 혈전이었다. 6회까지 양 팀이 0-0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한화는 무실점으로 던지던 선발 김혁민을 6회 2사 후 류현진으로 교체하는 강수까지 뒀다. 앞으로 일곱 번이나 더 남은 양 팀의 맞대결에서도 끊임없이 불꽃이 튈 듯 하다.

대전 |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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