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1타 4피’ 나대포, 찬스엔 그가 쏜다

입력 2011-09-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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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완. 스포츠동아DB

■ KIA 나지완

이제 9일 후면 준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 그러나 KIA는 아직 부상을 모두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범호와 최희섭이 준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까지 최대한 몸을 회복해 합류한다는 것이 1차 목표다. 이범호는 일본에서, 최희섭은 광주에서 집중 치료와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하지만 부상 회복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범호와 최희섭이 돌아온다고 해도 얼마나 빨리 경기감각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역시 계산이 어렵다.

그러나 KIA 타선에는 김상현과 나지완(사진)이 건재하다. 특히 나지완은 최근 7경기에서 홈런 4개를 기록하며 타격감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나지완은 찬스에 강한 타자다. 29일 홈런은 만루홈런이었다. 시즌 3호 만루홈런, 올해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만루홈런을 날린 타자는 나지완이다.

29일 잠실, 두산 선발은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6순위)로 입단한 최현진이었다. 140km대 초중반 직구에 날카로운 커브를 갖고 있는 신인, 두산이 차세대 선발로 점찍은 유망주였다. 그러나 1군 첫 무대는 누구에게나 힘겹다. 최현진은 1번 김선빈 볼넷, 2번 신종길 사구, 3번 안치홍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다. 무사 만루 찬스, 타석에 선 나지완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둘렀다. 파울, 그리고 볼, 3구째 최현진은 바깥쪽으로 자연스럽게 살짝 휘어나가는 직구를 던졌다. 스피드건에 시속 137km을 찍으며 바깥쪽으로 향한 직구는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벗어나 높게 들어갔다. 나지완은 망설임 없이 배트를 휘둘렀고 공은 그대로 잠실구장 좌중간 펜스를 넘어갔다.

이 한방으로 승부는 사실상 갈렸다. KIA는 2위 경쟁 대신 준플레이오프를 대비하고 있지만 이날 승리로 실낱같은 가능성을 이어갔다. 그리고 5이닝 1실점을 기록한 포스트시즌 선발 후보 한기주에게 기분 좋은 승리도 안겼다. 또한 최현진이 영원히 잊지 못할 데뷔전의 추억도 썼다. 프로 첫 피안타로 나지완에게 만루홈런을 맞은 최현진은 이후 5회 2사까지 단 1개의 안타도 더 허용하지 않았다. 최현진은 “마운드에 올라 KIA 팬들의 함성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눈도 오직 포수만 보였다. 나지완 선배에게 홈런을 맞는 순간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소감을 말했다.

나지완은 “투수의 데뷔전이었고 1회라서 변화구가 아닌 직구로 승부할 것 같았다. 노리고 들어갔는데 홈런으로 연결돼 기쁘다. 전반기를 1위로 마쳤는데 4위까지 떨어져 팬들에게 죄송할 뿐이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부터 열심히 뛰어 2009년의 기쁨을 다시 선물하겠다. 꼭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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