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시즌을 위한 담금질이 벌써부터 혹독하다. 두산 김현수가 스토브리그 들어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체중 늘린 올시즌 막판 부상에 발목
하루 5시간 두달째 웨이트트레이닝
8kg 빼자 근력·스피드·파워 최고조
“내년엔 잘 해야죠” 비장한 겨울나기
“살면서 이런 적이 없었는데 역대 최상의 몸 상태인 것 같아요.”
두산 김현수(23)가 웨이트트레이닝 삼매경에 빠졌다. 벌써 두 달째, 하루에 5시간씩 피트니스센터에서 살고 있다. 그는 “이렇게 체계적으로 운동하는 게 솔직히 처음인데 몸 상태가 역대 최상”이라며 즐거워했다.
김현수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체중감량을 선언했다. 지난 스프링캠프 때 파워 증가를 위해 체중을 늘렸지만 상대적으로 순발력이 감소했다고 판단했다. 김진욱 감독 취임 이후 첫 선수단 소집일이었던 11월 3일 “10kg를 빼고 나타날 테니까 지켜보라”고 공언했고, 단 두 달 만에 8kg을 감량했다.
과정이 쉽지 않았다. 운동을 시작한 지 2주간은 고역이었다. 식이요법까지 병행했기 때문에 힘은 2배로 들었다. 하지만 “운동에 맛을 들이면서” 신세계(?)가 열렸다. 몸이 나날이 좋아지는 게 느껴졌고 재미가 붙었다. 스토브리그, 여기저기 부르는 곳이 많지만 행사 스케줄을 소화한 뒤에도 운동은 꼭 빼놓지 않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는데 고비를 넘기니 괜찮아졌다. 한번에 많이 먹던 식습관도 조금씩 자주 먹는 쪽으로 바뀌었다”며 “하루하루 몸이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내년 시즌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더 이상의 체중감량도 없다. 원래 목표치는 ‘10’이었지만 ‘8’로 낮췄다. ‘-8kg’은 이미 달성했다. “한번 시험해봤더니 근력, 스피드, 힘, 체력이 최고다. 더 이상 빼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현수가 이토록 몸만들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올 시즌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그는 “현수가 아프다고 하면 정말 아픈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건강하다. 많은 대표팀 선수들이 국가대항전 후 후유증에 시달릴 때도 거의 유일하게 전 경기를 소화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결국 탈이 났다. 133경기 중 130경기를 뛰었지만 허리, 발목 등이 좋지 않아 선발출장명단에서 빠지는 날이 있었다. 다른 선수도 아닌 ‘김현수’이기에 이례적인 일이었다.
김현수는 방망이 잡는 일을 1월로 미루고 몸 만드는 일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다. “저 운동해야 해요. 내년에 잘 해야죠.” 툭 던지는 한마디에 담긴 각오는 비장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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