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마틴, 새해 첫날 삼성화재 깼다

입력 2012-0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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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1세트를 따낸 대한항공 선수들이 한데 모여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남자부 최대 라이벌전서 36점 V선봉
대한항공 3R 전승…후반기 약진 발판
신치용감독 “패배가 오히려 약” 여유

새해 첫 날 V리그 남자부 최대 라이벌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화끈한 명승부가 대전 충무체육관을 뜨겁게 달궜다. 선수들은 관람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열기에 보답하듯 챔피언결정전을 방불케 하는 화려하고 끈질긴 플레이로 배구의 매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승리는 대한항공의 몫이었다.

대한항공은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2012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최종전에서 삼성화재의 연승(10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며 세트스코어 3-2(25-22 19-25 25-22 21-25 17-15)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이로써 대한항공(12승6패, 승점 36점)은 6연승(3라운드 전승)으로 후반기 순위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삼성화재는 비록 패했지만 승점 1점을 추가하며 16승2패(승점 45점)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 마틴 “나도 괴물이다”

이날 승부는 4라운드 이후 본격화될 순위경쟁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이날 대한항공이 최근 삼성화재 전에서 당한 6연패를 벗어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마틴이었다. 마틴은 1세트 초반 삼성화재 가빈이 공격 타이밍을 찾지 못하며 침묵한 사이 서브에이스 3개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2득점을 올리며 1세트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삼성화재전은 실력보다는 기세의 싸움이라는 점에서 1세트 승리의 의미는 컸다.

1세트를 따내며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한 마틴은 이날 가빈과 나란히 36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이 무려 67%나 될 만큼 승부처에서 강한 모습을 선보였다.


● 대한항공, 점점 더 강해지는 조직력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은 이날 경기 뒤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챔피언결정전 얘기를 꺼냈다. 당시 선수들에게 삼성화재를 잡고 우승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유는 이랬다.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갔지만 삼성화재를 상대하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연결 미스가 많았다. 반면 삼성화재는 디펜스와 2단 연결이 탄탄하다. 그것이 전통이다.” 신 감독은 실력차를 인정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그리고 그 결과가 서서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은 삼성화재를 상대로 마지막 5세트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끈질긴 디그와 효과적인 2단 연결로 공격을 분산시키며 결국 승리를 따냈다.

신 감독은 “물론 아직까지도 부족하다. 삼성이 10이라면 우리는 7이다. 4라운드 이후 조금 더 안정을 찾는다면 삼성화재와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고 팬들은 더 흥미로운 경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치용 감독 “전화위복 될 것”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며 16승2패로 전반기를 마무리한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이날 패배가 오히려 약이 될 것”이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신 감독은 “오늘 가빈이 1세트부터 공격 리듬을 맞추지 못했다. 한 번 자기 템포를 놓치면서 볼에 자신감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박철우가 활약하며 2세트를 따내 승점 1점을 챙겼다.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이어 “전반기에 16승2패를 했는데 만족스러운 결과다.

그동안 연승을 달리며 선수들(특히 가빈)이 자만할 수 있었는데 오늘 패배로 인해 오히려 다시 한 번 긴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듯하다. 올스타브레이크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후반기에도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한편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수니아스가 맹활약한 현대캐피탈이 LIG손해보험을 3-2로 제압하고 4연승을 달렸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승점 33점(10승8패)을 거둬 3위 KEPCO(33점)와 동점을 이뤘지만 점수 득실률에서 뒤져 4위에 머물렀다.

대전|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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