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위원 관전평] 지나친 수비 위주 플레이…아쉽네!

입력 2012-0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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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라인 너무 내려가 공수 전환의 속도 늦어
전방선 공간 움직임 타이밍 빨랐으면 공략 가능
올림픽 나가면 만날 유럽팀…좋은 경험 됐을 것
전체적으로 경기 템포가 너무 느려 자칫 지루하게 보일 수 있는 경기였다.

태국 현지의 낮 시간에 경기가 열린데다 그라운드 상태도 썩 좋지 않아 빠른 템포로 경기를 운영하기 힘든 듯 보였다.

한국 선수들은 유럽 팀을 상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런 점 때문에 어려운 점도 있었겠지만 훈련 과정이라고 보면 좀 더 도전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몸으로 부딪혀 경험을 쌓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홍명보 감독이 어떤 전술과 전략을 선택했는지 모르겠지만 선수들이 너무 소극적으로 플레이를 하는 모습은 다소 아쉬웠다.

먼저 수비를 살펴보면 수비 라인이 너무 우리 골대 쪽으로 내려서 플레이했다. 이 때문에 공수 전환의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기 힘들어졌다. 또 상대 선수들을 미리 체크하며 수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효과적으로 봉쇄하지 못했다. 공을 가진 상대 선수에게 접근이 늦은 탓에 원투 패스로 측면을 쉽게 뚫리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는 부분은 칭찬해주고 싶다.

공격으로 보면 너무 안정적으로 경기하지 않았나 싶다. 상대가 우리보다 경기 경험이 많고, 신체조건과 힘이 좋은 선수들이긴 하지만 순발력은 떨어져 보였다. 패스의 템포를 좀 더 빠르게 하고, 공간으로 움직이는 타이밍을 한 박자 빠르게 가져갔다면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다. 또 수비에서 볼을 빼앗고도 전방으로 패스가 나가는 타이밍이 늦다보니 상대가 모두 수비라인을 갖춘 뒤 힘들게 공격을 전개해야 했다.

현대축구는 속도전이면서도 세밀함까지 강조된다. 선수들이 이러한 점을 고려해 플레이한다면 앞으로 좀 더 나은 경기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평가전의 경우 경기 내용이 안 좋더라도 이기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비기긴 했지만 오늘 경기가 주는 성과들이 분명히 있다. 우리의 목표는 올림픽 본선이다. 본선에서는 유럽 팀을 만날 수밖에 없다.

오늘 경기를 통해 팀 뿐 아니라 선수 개인별로도 유럽 선수들을 상대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좋은 공부가 됐을 것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전 대구FC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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