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이대호, 日투수들에 강한 자신감
“정면승부만 해 준다면 때릴 수 있어”
“포크볼이 무섭냐고? 세상에 치지 못할 마구(魔球)는 없다.”“정면승부만 해 준다면 때릴 수 있어”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올시즌 열도 정벌에 나서는 이대호(30)의 성공여부는 포크볼 공략에 달려 있다. 일본의 심장과도 같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4번 타자를 맡았던 이승엽(삼성)도 포크볼 공략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지바 롯데에서 뛰었던 김태균(한화)은 “스리볼에서 포크볼에 세 번 연달아 헛스윙해 삼진을 당하자 패닉이 되더라”고 토로한 적이 있다.
직구처럼 날아오다 갑자기 뚝 떨어지는 포크볼은 유인구가 대부분이지만 타자들은 알면서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승엽이 이대호에게 “포크볼은 볼이기 때문에 방망이가 나가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하는 것도 그래서다.
오릭스 미야코지마 캠프에서 만난 이대호는 ‘포크볼이 관건이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때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타석에서 도움이 된다. 마구는 만화에서나 나오는 것이지, 이 세상에 마구는 없다”며 “열개 모두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도 없다. 포크볼은 안 치면 되고, 포크볼을 던지기 전에 다른 볼을 때리면 된다”고 했다. 일본 투수들은 국내 투수들과 달리 유난히 포크볼러가 많고, 변화구 구사 비율도 훨씬 높다. “한국에 있을 때 볼카운트가 내가 유리해도 투수들이 변화구를 많이 던졌다. 결코 못 치지 않았다”는 이대호는 “포크볼은 마구가 아니지 않느냐”고 재차 강조했다.
한껏 자신감을 내비친 그는 그러나 자신이 우려하는 점도 솔직히 털어놨다. “롯데에서 뛸 때도 상대 투수들이 내게 제대로 승부하지 않았다. 볼을 때려서라도 안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그래서였고, 실제로 그렇게 노력을 하기도 했다”는 그는 “일본 투수들이 나를 다른 타자, 다른 용병과 마찬가지로 정면승부만 해 준다면 좋겠다. 충분히 때릴 수 있다. 문제는 제대로 승부를 하지 않았을 때 내가 얼마나 참고 기다릴 줄 아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다. 섣불리 나쁜 볼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타석에서 최대한 볼을 많이 보고, 기다리겠다는 의지도 덧붙였다. “안타나 홈런이 아닌 볼넷으로 걸어나가더라도, 올시즌엔 나쁜 볼이 오면 참겠다는 게 지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대호는 시범경기 등 페넌트레이스 개막 전에 치를 실전 게임에서 일본 투수들의 볼을 최대한 많이 보고, 자신의 장단점 노출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삼진을 당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러 삼진을 당할 수 있다는 말과, “이 세상에 마구는 없다”는 말에는 ‘대한민국 4번타자’ 이대호만이 갖고 있는 자신감이 녹아 있다.
이시가와(일본 오키나와현)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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