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3D 인터뷰] 이성열 ‘난 다시 태어난다!’

입력 2012-0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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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성열이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조기귀국했다. 유일한 귀국멤버였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프로 10년차, 시련을 딛고 일어서면 밝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DB

2010년 24홈런 잘나가던 왼손거포
작년 오른쪽 다리 부상으로 첫 시련

지금은 프로 20년을 향한 쉼표일 뿐
완벽한 몸만들기 올인…부활 보라!


두산 이성열은 왼손 거포다. 그는 2010년 24홈런, 86타점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30년간 20홈런을 때린 왼손 타자는 18명 뿐이다. 20홈런을 터뜨린 두산 출신의 좌타자는 심재학과 김현수, 이성열 3명이다. 3명의 최다 홈런이 모두 24개로 똑같다. 그러나 큰 기대를 모았던 이성열의 홈런포는 더 이상 터지지 않았다. 지난해 주전에서 밀려나며 7홈런, 28타점에 그쳤다. 출장시간보다 덕아웃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올해도 그는 팀내 ‘5번째 외야수’다. 여전히 주전 자리를 확보하기 쉽지 않고, 부상까지 겹쳐 재활중이다. 시련이다. 이성열은 “올해는 지난해처럼 흔들리지 않겠다. 일단 재활에 전념하고 내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프로 데뷔 10년째가 된다. 이성열이 시련을 통해 한층 더 발전한 멋진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


이성열이 말하는 이성열


○큰 부상 아니어서 천만다행

지난해 6월 잠을 자던 이성열은 오른쪽 다리가 마비되는 느낌을 받았다. 통증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였다. 야구를 하고 한번도 큰 부상이 없었던 그였다. 올 1월말 미국 스프링캠프 도중 똑같은 마비증세가 찾아왔다. 걸을 수가 없었다. 급히 귀국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하고 검진한 결과 햄스트링건염 및 둔부 점액낭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의사는 “염증이 악성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며 당분간 훈련을 자제하라고 권했다. 강철체력으로 소문난 그에게는 충격이었다. 훈련밖에 모르던 그가 훈련을 쉬어야 한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그는 몸 관리를 좀 더 철저하게 하라는 ‘엄중한 경고’라고 했다. 아직 러닝을 하지 않고 있지만 걷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당면과제는 몸을 정상화 시키는 겁니다. 큰 부상이 아니어서 천만다행입니다.”


○제5의 외야수

두산에서 이성열은 ‘제5의 외야수’다. 김현수와 이종욱이 버티고 있는데다 우익수는 정수빈과 임재철이 주전을 다툰다. 그는 5번째 외야수다. 지난해는 많이 흔들렸다. 2010년 그가 24홈런을 치도록 적극 지원해줬던 김경문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덕아웃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정말 야구밖에 몰랐는데 어느 순간 야구가 싫어지더라고요. 훈련도 게을리하고….”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와는 다른 삶을 살아갈 생각이다. “타석에 설 때마다 좀 더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야죠. 3구안에 승부를 볼 겁니다.”


○프로에서 20년 뛰는 게 목표

벌써 프로 데뷔 10번째 시즌을 맞는다. LG에서 5년, 두산에서 5년째다. 이성열의 꿈은 프로에서 20년을 뛰는 것이다. “저와의 싸움입니다. 저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여나가도록 노력할 겁니다.” 그는 잠재력이 엄청난 타자다. 흔치 않은 왼손 거포에 그는 누구보다도 성실하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선수라는 점도 그가 더 매력적인 이유다. 그를 원하고 그가 중심타자로 뛸 수 있는 팀을 만난다면 그의 가치는 급상승할 수도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는 분명 30홈런도 칠 수 있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방망이 하나에 목숨을 건다

수비는 보통이다. 자신보다 잘하는 외야수가 무척 많다. 이성열은 공격형 선수다. 타석 운영에 미흡한 면도 있지만 2010년 보여준 그의 24홈런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특히 그는 밀어치는 타구가 이상적이다. 그가 분명 좋은 스윙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다. “방망이 하나에 목숨을 걸어야죠. 믿을 건 방망이밖에 없습니다.”


○20홈런-20도루! 꼭 해보고 싶어요

올해 목표는 ‘아프지 않고 완벽한 몸을 만드는 것’이다. 아프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아프면 주전이 될 수도 없고 기량이 발전할 수도 없다. 그래서 올해 목표는 “아프지 않는 것”이다. 야구를 하고 아파서 쉬어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꼭 해보고 싶은 것은 ‘20홈런-20도루’다. 3할이나 30홈런보다 20홈런-20도루가 더 해보고 싶다. 은퇴할 때 적어도 통산 100홈런은 쳤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이성열은 결혼이 하고 싶다고 했다. 야구도 잘하고 결혼도 하고 싶다며 싱긋 웃었다. 올 겨울 그의 청첩장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송재박 2군 감독이 말하는 이성열


“파워 살리면, 30홈런도 쳐낼 것”



○타격코 치를 설레게 하는 타자=이성열은 타격코치를 설레게 하는 타자다. 잠재력도 뛰어나고 성실함은 말할 것도 없다.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타자로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 2010년 24개의 홈런을 쳤는데 앞으로 30홈런도 거뜬히 쳐낼 선수다.


○부상 회복이 급선무=지난해도 부상 때문에 여름에 고전했다. 똑같은 부위에 다시 부상이 왔는데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 몸만 회복된다면 두산 타선에 큰 힘이 될 선수다.


○파워는 리그 최고 수준이다=이성열의 파워는 리그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아직 힘을 효과적으로 쓰지는 못하고 있다. 자신의 파워를 최대한 살리려면 스윙도 다듬어야 하고 수싸움도 강해져야 한다.


마해영 해설위원이 말하는 이성열

“체력·스피드 굿…대형선수 예감”



○체력, 스피드, 어깨, 파워, 열정 모두 최상=LG에서 2년을 함께 했다. 체력 좋고, 스피드, 어깨, 파워, 열정 나무랄 데가 없다. 대형선수가 될 수 있는 자질을 두루 갖고 있는 선수다.


○야구에 대한 이해도와 섬세함이 필요하다=야구는 정교한 운동이다. 힘보다는 정확성이 필요하고 순간순간 상황에 맞는 이해력도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성열이가 좀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는 팀을 만났으면 좋겠다=아무리 우수한 선수라도 시합에 나가지 못하면 발전하기 어렵다. 두산에서 이성열의 위치가 다소 애매하다. NC 다이노스 같은 팀에 갈수 있다면 팀과 개인은 물론 프로야구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성열은?

▲생년월일=1984년 7월 13일
▲키·몸무게=185cm·95kg(우투좌타)
▲출신교=순천북초∼순천이수중∼효천고
▲프로 입단=2003년 LG 입단∼2008년 두산(트레이드)
▲2011년 성적=83경기 221타수 56안타 23득점 7홈런 28타점 4도루
▲2012년 연봉=7200만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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