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인아 아프냐? 나도 아프다” 류중일의 위로

입력 2012-05-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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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태인. 스포츠동아DB

‘나믿가믿’에서 알 수 있듯 삼성 류중일 감독은 한번 선수를 믿으면 쭉 간다. 이런 류 감독이 8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고심 끝에 타선에 칼을 댔다. 핵심은 3번 이승엽∼4번 최형우의 ‘LC포’를 해체시킨 것이다. 그 대신 4번에 우타자 박석민을 넣고, 최형우를 5번으로 내렸다. 좌∼우∼좌, 지그재그 타순의 효과를 노린 포석이다. 또 이승엽 뒤에 나왔을 때 유독 부담을 크게 느껴온 최형우를 살리기 위한 배려다.

처음 구상은 중심타선만 바꾸는 것이었는데 예기치 않게 상·하위 타순 전반에 걸쳐 대폭 변경했다. 1번을 맡던 배영섭이 오른 손목을 다치는 바람에 김상수가 리드오프로 올라왔다. 신명철은 1군에 복귀하자마자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또 채태인 대신 조영훈이 1루수로 나섰다. 채태인의 결장은 정신적 충격 탓이다.

채태인은 6일 대구 한화전에서 1루 땅볼을 잡은 뒤 1루 터치에 뜸을 들이다 타자주자를 살려주는 초보적 실수를 저질렀다. 이 탓에 팬들의 비난이 거셌지만, 이미 그날 경기 직후 스스로 정신적으로 무너진 상황이었다. 류 감독은 “한화전 직후 멍하니 벤치에 앉아있는데, (다음 경기에) 내보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선수들이 인터넷 못하게 하는 방법이 없겠냐? 왜 댓글 보고 연예인 자살이 나오는지 알 것 같다”며 도를 넘은 일부 네티즌들의 비판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또 “나도 힘들고 녀석도 힘들 것”이라는 말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사직|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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