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마리오-윤석민 ‘불운에 우는 선발 3인방’

입력 2012-05-09 16: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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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 SK 마리오-KIA 윤석민. 스포츠동아DB

[동아닷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25)이 또 다시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류현진은 8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경기 막판에 집중력을 발휘한 팀 타선 덕분에 패전 투수가 되는 것은 피했지만, 승리 투수가 되기에 충분한 호투를 하고도 승패 없이 물러나는 노 디시전(No decision)을 기록한 것.

이처럼 류현진이 호투하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것이 비단 이번 한 번 뿐은 아니다. 소속팀 한화의 전력이 약한 탓에 지난 2006년 데뷔 후 호투를 하고도 승리를 잃은 게임이 수도 없이 많다.

특히 이번 시즌은 그 빈도가 여느 때 보다 높다. 류현진은 지난달 13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19일 LG 트윈스전 에서는 9이닝 1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으나 승리가 따르지 않았다. 두 경기 합계 17이닝 1실점을 기록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노 디시전 2번.

지독히도 승운이 따르지 않던 류현진은 지난달 26일 KIA 타이거즈 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뒤늦은 첫 승을 신고했다. 총 6경기에 선발 등판해 42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2.14와 56탈삼진을 기록했지만 단 1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31)가 6경기에서 비슷한 성적(42 1/3이닝, 평균자책점 2.13 탈삼진 30)으로 4승을 올리고 있는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룬다.

이는 비단 류현진 만의 일이 아니다. SK의 마리오 산티아고(28)와 KIA의 윤석민(27) 역시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마리오는 지난달 7일 KIA를 상대로 한국 프로야구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내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고도 노 시디전에 만족해야 했고, 지난달 24일 두산전에서는 8 2/3이닝 동안 단 2점(1자책점)만을 내줬음에도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또한, 3일 KIA전에서 역시 7이닝 2실점의 QS+(퀄러티 스타트 플러스, 7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 했음에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마리오 역시 5경기에 선발 등판해 33 1/3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1.62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1승 1패에 머물고 있다. 심지어 마리오의 평균자책점인 1.62는 현재 리그 1위의 기록이다.

KIA의 ‘외로운 에이스’ 윤석민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윤석민은 지난달 1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2년 첫 선발 등판에서 8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했지만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고, 어린이날인 5일 두산 전에서도 8이닝 1실점(무자책)의 투구를 했지만 승리 투수는 그의 몫이 아니었다.

윤석민 역시 류현진, 마리오와 마찬가지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5경기에 선발 등판해 35 2/3이닝을 던지며 마리오에 이어 2위의 기록인 평균자책점 2.02를 마크하고 있다.

물론 선발 투수가 호투하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하는 것에는 본인의 책임이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팀 타선이 리드하는 점수를 만들어 주자마자 동점 혹은 역전을 허용하며 팀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드는 등의 투구를 한다면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고 해도 팀 타선을 탓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위와 같은 경우는 류현진, 마리오, 윤석민 세 투수에게 대입하기는 어렵다. 일단 실점 자체를 거의 하지 않는데다, 이들이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다득점을 하는 경우를 쉽게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운 탓에 야구 팬 사이에 류현진은 ‘류 크라이’, 윤석민은 ‘윤 크라이’ 등으로 불리며 불운의 아이콘이 돼가고 있다.

삼성의 윤성환 역시 지난달 11일과 24일 각각 6이닝과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남은 시즌에도 꾸준히 좋은 피칭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위의 세 투수가 팀별 110경기 정도 씩 남겨둔 상황에서 과연 몇 승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볼거리가 될 것이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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