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베이스볼] 염색불가…은근히 깐깐한 김기태 감독

입력 2012-05-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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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로 접어들면서 순위싸움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요.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뀔 정도로 1위부터 7위까지 촘촘하게 자리 잡고 있고, 8위 한화도 연승을 하면 중위권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어요. 하루하루 피 말리는 승부의 연속, 그런데 그라운드 뒤에선 또 다른 흥미로운 얘기들이 줄줄이 만들어지고 있답니다. 이번 주 ‘톡톡(Talk Talk) 베이스볼’은 어떤 얘기보따리부터 풀어볼까요?


8개구단 최연소감독의 이유있는 단정론


○삭발은 해도 염색은 불가! LG 염색금지령

LG 김기태 감독은 8개 구단 중 최연소 사령탑입니다. 그래서인지 손가락 세리머니를 펼치는 등 파격적 행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죠. 그런데 선수들의 ‘염색불가론’을 주장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어요. 이유는 간단한데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설 때 복장이 단정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 예를 정장으로 비유했는데요. 정장을 입으면 행동을 조심하게 되는 것처럼 선수들도 경기장에 나설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정해야 마음가짐이 달리진다는 것이죠. 염색은 당연히 안 되고, 선수들에게 유니폼도 몸에 적당히 달라붙는 단정한 스타일로 입으라고 주문하고 있어요. 그 때문인지 LG 선수들 가운데 화려한 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한 선수는 단 한명도 없습니다. 오지환의 헤어스타일이 좀 튀는 편이지만 염색한 게 아니기 때문에 별 이야기를 듣지 않은 것 같네요. 지난해 수석코치를 맡을 때 성적부진으로 자진 삭발을 했던 김 감독은 “아무리 잘 어울려도 염색만은 안 된다”며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아내의 정성이 정근우를 춤추게 했다


○정근우의 부활, 아내의 정성 덕분?

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둔 SK 덕아웃. 전광판에는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설 SK 정근우의 기록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자신의 타율(0.254)을 바라보던 정근우는 “이래서 FA 하겠나”라며 웃더군요. 야구장에 일찍 나와 특타도 해봤지만, 좀처럼 타격 페이스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어요. 마침 그날 아침 메일함을 열어보니 아내가 동영상 하나를 보냈더랍니다. 본인의 개인최다인 6안타를 쳤던 경기(2010년 5월 1일 문학 LG전)의 타격 장면이 담겨있는 동영상이었습니다. 셋째 출산 예정일을 두 달 남긴 아내는 남편의 부진에 신경이 좀 쓰였나봅니다. 남편 입장에선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겠죠. 정근우는 갑자기 무엇인가가 떠올랐는지 “이제 151개만 치면 된다”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자신의 한 시즌 개인 최다안타(168개·2009년)를 염두에 둔 말이었습니다. 그날 경기 전까지 정근우는 올 시즌 18안타를 기록하고 있었어요.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든든한 가족 덕에 긍정의 마인드를 유지하고 있는 정근우입니다. 그 마음가짐 때문이었는지 그날 경기부터 3연속경기 멀티히트를 기록했습니다. 사흘 뒤 만난 정근우는 이렇게 말했어요. “자, 이제 145개 남았습니다.”


외국인 NO!…정경배코치 뼛속까지 한국인


○SK 정경배 코치 “나 외국인 아니에요!”

SK 정경배 1루코치는 이국적 외모를 자랑하죠. 팀 내 외국인선수 마리오와 로페즈도 정 코치를 향해 아예 스페인어로 인사를 건네겠어요. 올해 SK에 몸담은 조 알바레즈 3루 작전코치도 정 코치를 보자마자 “우리 팀에 나 이외에 외국인 코치가 있는 줄 몰랐다”는 인상적인 코멘트를 남겼답니다. 하지만 정 코치를 향한 오해는 비단 같은 팀에만 국한된 게 아니에요. SK가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맞붙은 지난 주중 경기였어요. 두산 외국인 투수 니퍼트가 지난해까지 SK에서 외국인 통역을 담당했던 현 두산 통역 남현 씨를 갑자기 부르더니 1루에 있는 정 코치를 향해 “알바레즈 코치가 왜 1루로 와있는가. 원래 3루 작전코치가 아니었느냐?”고 물었대요. 알바레즈 코치는 이미 2군에 내려간 상태였지만 이를 몰랐던 니퍼트는 정 코치를 알바레즈 코치로 오해했던 모양입니다. 이뿐만 아니에요. 이 얘기를 옆에서 유심히 듣던 SK 박재상이 쐐기 한방을 날렸어요. “어제 경기 끝나고 출입구로 나갈 때 어떤 초등학생이 정 코치님을 향해 ‘어! 마리오다’라고 하던데요?” 정 코치는 억울한 표정을 지을 뿐이에요.


박찬호·류현진, 청주구장 불변의 메뉴


○박찬호는 갈비탕, 류현진은 육개장

4월 한달간 청주구장을 홈으로 쓴 한화는 11일 롯데전을 마지막으로 ‘청주시대’의 막을 내렸습니다. 원정경기나 다름없던 홈경기에 피로가 쌓였던 선수단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죠.

마지막 경기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해 더 그랬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바로 저녁식사 메뉴에 관한 건데요.

그동안 한화는 선수단과 직원들을 위해 한 식당에 부탁해 밥과 국을 포함한 식사를 공수했는데요. 재미있게도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식단이 기묘하게 일치한 겁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등판하는 날은 갈비탕, 에이스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은 육개장이 제공된 거죠.

마지막 청주 경기 선발투수가 박찬호였으니, 마지막 메뉴 역시 갈비탕이었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식당에서 의도한 건 아니라고 해요. 식당 역시 갈비탕∼육개장∼비빔밥 순으로 메뉴 로테이션을 돌렸는데,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일 뿐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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