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 vs 선동열…1승1무1패로 막 내린 ‘전설의 맞짱’

입력 2012-05-1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선동열 KIA 감독(왼쪽)과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은 1987년 5월 17일 사직구장에서 25년 후 영화(퍼펙트게임)로까지 제작된 15이닝 완투대결을 프로야구 역사에 남겼다. 2006년 올스타전 행사에서 다시 만나 환하게 웃던 두 투수, 윤석민과 류현진에게도 새로운 역사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역대 에이스 맞대결의 역사

1990년대 이상훈, 맞수 김상진에 3전3승
1999∼2000년 진필중-임창용 소방수 전쟁
2010년 류현진-김광현 괴물대결 비로 취소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에이스 맞대결은 해태 선동열과 롯데 최동원(작고)의 3차례 격돌이었다. “이기고 싶은 게 아니라 절대 지지 않고 싶었던” 한국 최고 투수들의 자존심 대결에 많은 이의 이목이 집중됐다.

마지막 대결이었던 1987년 5월 16일, 1승씩(1986년 4월 18일 1-0 선동열 완봉승·8월 19일 2-0 최동원 완봉승) 나눠가진 둘은 다시 사직구장 마운드에 섰다. 8회까지 1-2로 끌려가던 해태가 9회초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며 승부는 원점. 두 투수의 승부는 사실상 이때부터 시작됐다. 한계 투구수는 이미 넘긴 상황이었지만 먼저 물러서는 이가 없었다. 15회까지 선동열은 56명의 타자를 상대로 232개, 최동원은 60명의 타자를 상대로 209개의 공을 던졌고, 4시간56분의 혈투는 결국 무승부로 끝났다.

1990년대 들어 라이벌은 LG 이상훈과 OB 김상진이 대표적이다. 두 투수는 1995년 맹위를 덜쳤다. 좌완 이상훈과 우완 김상진은 양 팀의 에이스이자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들답게 각각 20승5패, 방어율 2.01과 17승7패, 방어율 2.11의 빼어난 성적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둘이 맞붙는 날이면 잠실구장 관중석은 늘 만원사례였고, 경기는 어김없이 전파를 탔다. 그해 맞대결 결과는 3전3승으로 이상훈의 압승. 그러나 OB는 시즌 종반 LG를 0.5게임차로 누르고 정규리그 1위에 등극했고, 김상진은 롯데와의 한국시리즈 1·4차전 패전의 아픔을 딛고 7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은 아니었지만 OB 진필중과 삼성 임창용의 마무리 대결도 흥미진진했다. 1999∼2000년 2년간은 진필중이 129경기에서 16승78세이브를, 임창용은 123경기에서 18승68세이브를 쌓으며 치열한 뒷문 지키기 싸움을 벌였다.

2000년대 들어서선 데뷔(2006년) 첫 해에 대뜸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한꺼번에 거머쥔 ‘괴물’ 류현진(한화)과 2008년 16승4패, 방어율 2.39로 MVP를 차지한 김광현(SK)이 라이벌로 부상했다. 국내 최고 좌완 에이스 맞대결은 3년간 차일피일 미뤄지다 2010년 5월 23일 대전에서 성사됐지만 비로 인해 무산됐다.

그리고 2012년, 지난해 투수 4관왕인 KIA 윤석민과 권토중래를 노리는 류현진의 신(新) 에이스 맞대결이 야구팬들의 심장박동을 뛰게 하고 있다. 고무적인 사실은 양 팀 사령탑이나 당사자들도 ‘굳이 피할 생각은 없다’는 점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