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카타르서 2년…‘찜통 전쟁’ 적응 끝!

입력 2012-05-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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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조용형이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대표팀 복귀와 카타르 리그에서 뛴 소감 등을 얘기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남장현 기자

1년 4개월만에 다시 단 태극마크…‘알 라이안’ 수비수 조용형 본지단독 인터뷰


카타르 원정, 섭씨 30도 더위와의 싸움
200만달러 중동 잔류? 유럽 진출?고민
두번째 월드컵·새 리그… 도전은 계속된다

카타르리그에서 뛰고 있는 조용형(29·알 라이안)이 18일 귀국했다. 최근 2011∼2012시즌을 마친 그의 신분은 조금(?) 바뀌었다. 다시 태극전사다. 작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 이후 1년 4개월여 만의 국가대표팀 복귀. 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17일 스페인 평가전(31일 스위스 베른·한국시간)-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카타르 원정(6월 9일)-레바논 홈(6월12일)으로 이어질 A매치 3연전에 나설 26명의 명단에 조용형을 포함시켰다. 2010년 7월 카타르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조용형은 성공적인 제2의 축구 인생을 보내고 있다. 7월 말이면 계약이 종료될 알 라이안에서 보낸 2년은 자신의 위치와 미래를 살필 수 있는 계기였다. 조용형은 대표팀과 소속 팀 찾기라는 또 한 번의 출발선에 서게 된 셈. 인천국제공항의 커피숍에 마주앉아 두 가지 화두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태극마크 & 카타르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갑자기 대표팀 명단에서 사라졌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 카타르와 한국을 오갈 기회가 적다보니 컨디션은 좋았는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새로운 시작, 새로운 각오로 돌아왔다.”


-대표팀 내 중앙 수비수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경쟁을 해 이긴다는 생각보다는 내게도 장점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힘과 적절한 커버링으로 동료들을 돕겠다.”


-대표팀이 카타르 원정을 앞뒀다.

“날씨가 관건이다. 섭씨 30도에서 경기를 뛴다. 몸 관리가 필요하다. 습기 많은 밤이 되면 36도까지도 올라간다. 카타르전은 에어컨 시설이 있는 알 사드 스타디움인데, 작동되면 30도까지는 낮춰진다. 더위와 싸움이다. 알 라이안에 브라질에서 귀화한 파비오 세자르라는 동료가 있는데, 농담 삼아 ‘섭씨 50도에서 한 번 뛰어보자’고 하더라. 갓 카타르에 데뷔했을 때는 ‘뭐, 이런 날씨가 있나’ 싶어 혼이 나갈 지경이었는데 이젠 적응이 많이 됐다.”


-카타르 축구가 급성장했다.

“용병들에 대한 처우가 굉장히 좋다. 얼마 전에는 라울 곤잘레스가 알 사드에 입단했다. 이제는 꽤 유명한 리그가 됐다. 카타르대표팀도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 이미 5월 초부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프로리그 일정이 남아있었는데도 대표팀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카타르대표팀에 용병들이 많은데.

“카타르를 지휘하는 브라질 출신 아우투오리 감독과 알 라이안에서 1년 간 함께 했다. 아시아 축구를 잘 알고 있고 선수들의 심리를 활용할 줄 안다. 하지만 아무래도 용병들이 많아 국가에 대한 애정은 적어 보인다. 멘탈이 약한 느낌이다.”


○축구 인생 & 미래

-카타르 진출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말라가 진출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맞다. 고민이 많다. 스페인에서 비 유럽권 용병은 3명밖에 뛸 수 없다. 지난 시즌 성적도 좋다. 더욱이 용병들 모두 주전으로 뛰고 있다. 현 상황으로선 말라가에 이적한다고 해도 출전 확률이 적은 것 같다. 내 나이가 적지 않다. 선수는 뛸 수 있어야 한다.”


-오퍼는 많은지. 계획은 있나?

“팀에선 재계약을 원한다. 카타르 팀들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오퍼를 받았다. 하지만 다른 리그도 염두에 두고 있다. 꼭 스페인이 아니더라도 기회가 닿으면 프랑스, 네덜란드 등 중소 리그에서 ‘뛸 수 있는 팀’을 선택하고 싶다.”

(7월 FA 자격이 될 조용형은 카타르 스포츠클럽과 카타르 알 코어에서 러브 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 라이안에서 세금을 제한 연봉 160만 달러를 받은 그에게 200만 달러를 제의한 팀도 있다. 중동 잔류와 유럽 진출을 놓고 고심 중이다.)


-선택의 기로에 있다. 축구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

“어린 시절은 명예를 얻고 싶었다. 국가대표가 목적이었다. 대표팀이 되고, 꿈에 그린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하고 나니 목표 의식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다른 리그에 도전하고 싶은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도전이 필요하다.”


-브라질월드컵에 대한 기대도 클 것 같다.

“2010년은 내 인생 첫 월드컵 도전이었다. 얼떨떨했고, 부담도 많았다. 당연히 내 플레이에 만족할 수 없었다.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다면 좀 더 편안하게 여유를 갖고 뛸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축구를 조금 알 것 같다.”

인천국제공항|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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