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53개 넘기고도 2위 심정수 “라이언킹 미워!”

입력 2012-06-0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심정수. 스포츠동아DB

역대 가장 치열했던 홈런왕 경쟁

2003년 56개 아시아신기록 이승엽 1위


치열한 홈런왕 레이스를 펼친 라이벌로는 이승엽(삼성)과 심정수(은퇴·사진)가 으뜸으로 꼽힌다. 2002년 이승엽(47개)은 심정수(46개·당시 현대)를 1개차로 누르고 홈런왕에 등극했고, 이듬해에도 한 시즌 최다 홈런 아시아신기록을 세운 이승엽(56개)이 심정수(53개)를 제쳤다. 두 선수가 2년간 기록한 홈런 숫자만 무려 202개. 심정수는 2시즌 동안 99개의 홈런을 치고도 이승엽에 밀리다가 2007년(31개·당시 삼성) 브룸바(29개·당시 현대)를 꺾고, 홈런왕에 등극하며 불운을 씻었다.

이승엽은 1998년 타이론 우즈(당시 두산)와도 엎치락뒤치락 홈런왕 경쟁을 벌였다. 두 선수는 장종훈(1992년·41개)이 보유한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시즌중반까지는 이승엽이 리드를 지켰지만, 결국 홈런왕은 막판 몰아치기로 전세를 역전시킨 우즈의 차지였다. 우즈는 그해 42개의 아치를 그리며 장종훈의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절치부심한 이승엽은 이듬해인 1999년 54홈런으로 우즈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둘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홈런왕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다.

1982∼2011년 총 30시즌 동안 1개 차이로 홈런왕이 결정된 적은 2002년(이승엽-심정수)을 포함해 총 4차례 있었다. 박경완(SK·40개)은 현대 소속이던 2000년 우즈(39개)를 누르고 홈런왕에 오른 뒤 2004년에도 브룸바(33개)를 1개차로 제쳤다. 김태균(한화·31개)도 2008년 가르시아(30개·당시 롯데)를 1개차로 꺾었다. 2002년을 제외하면, ‘한끗차’ 홈런왕들은 모두 외국인선수를 제치고 토종 거포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동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가져간 적도 1차례 있었다. 1985년 프로야구 초창기 영호남을 대표한 양대 거포 이만수(SK 감독·당시 삼성)와 김성한(당시 해태)은 22개의 아치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시즌 홈런왕 타이틀 싸움은 아니었지만, 이만수와 김봉연(당시 해태)의 사상 첫 100호 홈런 돌파 경쟁도 뜨거웠다. 결국 이만수는 1986년 9월 2일 대구 빙그레전에서 역사적인 100호 아치를 그리며 최종 승자가 됐다. 김봉연은 통산 97홈런으로 3개 뒤졌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