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 바닥 쳤다 ‘상한가’만 남았다

입력 2012-09-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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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송승준은 부진했던 7월 삐뚤어진 몸을 바로 잡고, 내성발톱 임시 치료를 받은 뒤 180도 달라졌다. 8월의 빼어난 투구로 플레이오프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사직 LG전에서 볼을 던지는 송승준. 사직|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

7월까지 4승9패 부진…덕아웃서 눈물도
고관절·발톱 통증 치료뒤 볼 끝에 힘붙어
8월 35이닝 3실점…월 방어율 0.51 기염
“요즘 3경기 연속 완봉승때보다 느낌 좋아”


요즘 롯데 송승준(32)이 써 나가고 있는 반전드라마가 화제다. 7월까지 지독한 부진과 불운을 겪으며 눈물을 흘렸던 ‘부산 사나이’는 8월 이후 리그 최상급 피칭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바닥을 딛고 일어선 그는 ‘이제야 송승준 답다’는 평가를 들으며 또 다른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반전의 8월

지난해 12월, 그는 남들 다 쉬는 비활동기간에 친구이자 팀 동료인 김사율과 함께 괌에서 자비훈련을 했다. 팀의 기둥투수로서, 에이스로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욕심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꼬인 패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7월까지 18경기에 선발로 나섰으나 4승9패, 방어율 4.56을 기록했다. 5월 25일 두산전 승리 이후 9경기에서는 승리 없이 5패만 기록했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왜 안 될까, 뭐가 부족한 것일까.’ 고민도 많이 했고, 자신도 납득할 수 없는 성적에 덕아웃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8월 들어 180도 변신했다. 아니, 이제야 제 위치를 찾았다는 표현이 맞다. 5경기에 등판해 35이닝을 던져 내준 점수는 단 3실점(2자책점). 2승에 월간 방어율은 무려 0.51 이다. 특히 4경기는 무실점 투구를 했다. 비록 두 번 다 승수와는 인연을 쌓지 못했지만 24일 사직 두산전, 31일 사직 LG전에서는 연속으로 8이닝 무실점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도대체 뭐가 달라진 것일까.

그는 2009년부터 살을 파고드는 오른 엄지 내성발톱으로 고생하고 있다. 투구 때 내딛는 오른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왼쪽 고관절 통증까지 찾아왔고, 이는 전체적인 밸런스 붕괴로 이어졌다. 전반기 부진은 이와 무관치 않았다. 지난 7월, 2007년 입단 이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 그는 전문의를 찾아 삐뚤어진 몸을 바로 잡고 내성발톱도 ‘임시 치료’를 받았다. 내성발톱 수술은 시즌 뒤로 미룬 상태. 고관절 통증과 발톱 문제가 해결되면서 이제야 자신 있게 볼을 뿌리고 있다. 똑같은 구속의 공이라도 8월 볼끝은 이전과 비교해보면 몰라보게 힘이 붙었다. 양승호 감독은 “하체를 제대로 쓸 수 있게 된 것이 좋은 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금 느낌 그대로, 시즌 끝까지!

송승준은 “매번 진통제를 맞고 마운드에 서지만, 전반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괜찮다”며 “요즘 느낌은 3연속 완봉승을 할 때보다 오히려 더 좋다”고 했다. 그는 2009시즌 때 3연속경기 완봉승(당시 14년 만의 대기록이었다)을 거뒀다. “그 때는 직구만 좋았다면, 지금은 변화구도 내 마음 먹은 대로 잘 들어간다. 그때보다 느낌이 더 좋으면 좋았지,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10승까지 남은 승수는 이제 4. 잔여일정을 감안하면 앞으로 5번, 많게는 6번 선발등판 기회가 남아 있다. 그러나 그에게 10승이란 단어는 머릿속에 없다. “지금 개인 목표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 팀이 2위를 확보하고, 나아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게 제일 우선이다”고 했다. “지금 느낌 그대로 포스트시즌까지 가고 싶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투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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