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영 “오늘 마지막 바벨”

입력 2012-10-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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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영. 스포츠동아DB

투혼의 역사, 체전 끝으로 20년 현역생활 은퇴

‘투혼의 역사’ 이배영(33·아산시청·사진)이 대구에서 열리는 제93회 전국체전을 끝으로 바벨을 내려놓는다.

이배영은 14일 “15일 역도 남자 77kg급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한다”고 밝혔다. 전북 순창북중학교 1학년 시절 역도에 입문한 이후 정확히 20년만이다. 그는 2004아테네올림픽 역도 남자 69kg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전병관(금메달) 이후 12년 만에 한국역도에 올림픽 메달을 안긴 주인공이다. 그의 등장과 함께 한국역도는 긴 암흑기를 뚫고 제2의 전성시대를 맞았다.

이배영이 팬들의 뇌리에 깊숙이 각인된 것은 2008베이징올림픽 때다. 당시 쾌조의 몸 상태로 내심 금메달까지 바라봤지만, 불의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인상에서 155kg의 한국기록으로 2위를 차지한 뒤 용상 1차시기 도중 왼쪽 장단지에 근육경련이 생겼다. 이배영은 바늘로 장딴지를 찌르면서까지 무대 위에서 섰지만, 결국 바벨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떨어지는 바벨을 끝까지 놓지 않던 그의 투혼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는 환한 미소로 관중에게 답례하며 ‘살인 미소’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배영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태극마크를 반납했지만, 전국체전에는 꾸준히 출전해왔다. 당초 2011년 전국체전 이후 은퇴를 고려했지만, 소속팀 아산시청의 간곡한 권유로 선수생활을 1년 더 연장했다. 그는 “올림픽이 원래 평화의 제전이었다는데, 너무 전쟁터가 된 것 같다. 내가 올림픽 정신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데 만족한다. 은퇴무대에선 내가 전국체전에 처음으로 출전할 때 기록했던 무게(인상 85kg·용상 110kg)를 들 예정이다. 끝이 아니라 새로 출발하겠다는 의미다”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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