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베이스볼] 송사인 볼트, PO 진출 번개 세리머니

입력 2012-10-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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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극적 승리로 끝난 준PO. 12일 사직 4차전이 끝나는 순간 덕아웃에 있던 투수 송승준(맨 뒤)은 타석에 있던 홍성흔(가운데), 결승 득점에 성공한 박준서에게 가장 먼저 달려나가 함께 PO 진출의 기쁨을 나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가을은 깊어지고, 가을야구는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롯데가 3승1패로 두산을 물리치고 PO 티켓을 거머쥐었죠. 가을야구의 시작부터 흥미진진한 스토리들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이번 ‘톡톡(Talk Talk) 베이스볼’은 준PO 뒷얘기를 전합니다.


송승준, 덕아웃서 번개 같이 뛰쳐나와


○…PO 진출을 확정한 롯데의 한 선수는 “우리가 이긴 것이 아니라 야구의 신이 이긴 것”이라고 하더군요. 두산과의 준PO를 끝낸 4차전 연장 10회말 장면만 봐도 그렇죠. 1사 2루 상황이고, 롯데 타자가 홍성흔이라면 고의4구가 상식인데 두산 벤치는 투수를 외국인 마무리 프록터로 바꾸고 승부를 걸었죠. 프록터는 2구째에 폭투를 던졌고요. 이때 3루로 달린 2루주자 박준서는 타이밍 상 포수의 송구가 정확하게 갔더라면 아웃이 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이 뒤로 빠졌고, 박준서는 홈으로 뛰어들어 끝내기 점수를 냈죠. 여기서 또 하나의 믿기지 않는 ‘기적’은 끝내기 순간에 타자 홍성흔의 바로 뒤에 투수 송승준이 서 있었다는 것이죠. 홍성흔이야 타자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송승준이 어떻게 광속으로 달려와 있었을까요? 그 뒤의 고공점프는 또 어떻게 설명하죠? 송승준은 “나도 잘 모르겠다”며 스스로도 우사인 볼트로 빙의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더군요. 송승준보다는 느렸지만, 롯데 다른 선수들도 승리가 확정되자 번개처럼 그라운드로 쏟아져 들어와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광속 강판 사도스키, 듣고도 못들은척


○…롯데 사도스키는 언어학습에 매우 뛰어난 재능과 열정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처음 한국에 온 2010년 이미 한글을 쓰고 읽을 줄 알았어요. 이제 한국에서 3년째, 더 이상 통역이 필요 없을 정도에요. 시즌 때 다음날 선발이라서 먼저 이동해야 할 때도 롯데 양승호 감독이 “사도(스키)야, 몇 시에 가니?”라고 물으면 “훈련 다 하고 4시 반에 출발해요”라고 정확히 답해요. 한국어를 다 알아들어서 평상시 취재진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면 귀를 쫑긋해요. 뛰어난 언어 능력의 소유자죠. 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조금 영악(?)했어요. 11일 준PO 3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1회 3점을 내주고 팔뚝이 아프다며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왔어요. 당연히 다음날 관심이 쏠렸죠. 마침 사도스키가 지나가자 취재진이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질문을 쏟아냈어요. 그런데 사도스키는 전혀 못 알아들었다는 표정으로 재빨리 그라운드로 도망갔어요. 마침 “다 알아들으면서 왜 그래요?”라는 말이 나오자 사도스키의 등이 살짝 움찔했지만, 역시 못 들은 척하더군요. 들을 때는 다 듣고, 말하기 싫을 때는 못들은 척하기죠.


이겨서 울고 져서 울고…‘눈물의 사직’


○…롯데가 드디어 단기 결전에서 이겼습니다. 롯데의 대역전 연장 끝내기로 준PO가 끝나서인지, 이긴 롯데나 패한 두산이나 모두 감정이 북받칠 상황이었는데요. 3-0으로 앞선 8회말 구원 등판해 연속안타를 맞고 동점의 빌미를 내준 두산 외국인투수 니퍼트는 대성통곡 수준의 많은 눈물을 쏟았다는 후문입니다. 끝내기 실책을 범한 포수 양의지 역시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고 합니다. 선수들뿐 아니라 두산 김태준 홍보팀장도 패배 직후 취재진에게 “1년 동안 도와주셔서 감사드린다”는 작별인사를 하며 눈시울이 붉어졌고요. 롯데 프턴트와 트레이너 역시 무척 감격적으로 이겨서 그런지 눈물을 흘렸는데요. 가을야구의 첫 관문이지만 길었던 마음고생 끝에 얻은 승리인지라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랍니다. 이겨서 울고, 져서 울고…. 가을은 눈물의 계절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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