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5일 김시진 전 넥센 감독을 제15대 감독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김시진 신임 롯데 감독은 “선수로 팬들에게 보답하지 못한 것을 감독으로 꼭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동아 DB
이제 4강팀 지휘봉…전력 극대화 임무
선수 능력 다 발휘하도록 뒷바라지 충실
감독으로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올인
열성적인 롯데팬…큰 웃음 선물 하겠다
20년 만에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는다. 김시진(54) 신임 롯데 감독은 5일 계약이 발표된 직후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먼저 20년 전 벗었던 롯데 유니폼에 대한 말을 꺼냈다. 그리고 부산에서 20년 전 선수로는 그렇지 못했지만, 감독으로는 롯데를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겠다고 다짐했다.
-빠른 복귀를 축하한다. 삼성에서 111승을 거두고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그리고 1992년까지 4시즌 동안 13승을 올리고 은퇴했다. 선수시절 애증의 인연을 지닌 팀인데….
“감사하다. 20년 만에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는다. 사실 그 때 선수로 롯데 팬들에게 만족을 시켜드리지 못했다. 이제 다시 감독으로 부산에 간다. 이번에는 꼭 팬들에게 많은 웃음과 기쁨을 드리고 싶다.”
-현대와 넥센에선 감독으로 부침이 많았다. 팀이 매각됐고, 트레이드로 전력이 크게 약해지기도 했다. 이제 4강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으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내일(6일) 부산으로 내려가고, 모레 선수들과 만난다. 밖에서 롯데를 볼 때는 이겨야 할 상대였기 때문에 약점을 더 파고들었다. 이제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극대화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 롯데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능력이 있다고 본다. 아직 발휘되지 않은 것들을 발휘할 수 있게 이끌겠다. 그것이 내 임무다. 그리고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독으로 마지막 승부고 임무다.”
선수시절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시진 감독. 스포츠동아 DB
-최근 롯데는 연이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선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은 팀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구단과 팬들은 신임 감독에게 더 큰 바람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가장 열정적인 최고의 팬들에게 내년 3월 사직에서 ‘아, 롯데가 이렇게 달라졌구나’를 느끼실 수 있게 하겠다. 팬들에게 ‘롯데가 이렇게 변했구나’, 이런 이야기를 듣겠다. 이제 가까이서 선수들을 살피고 최대한 부상을 방지하는 시스템, 그리고 전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겠다.”
-넥센 퇴임 과정에서 불화설이 나돌기도 했던 정민태 코치를 1군 투수코치로 영입했다. 코치진 조각에 대해선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정 코치와는 전혀 오해가 없다. 잘못 알려진 부분이다. (롯데로부터) 오늘 오전에 연락받고 오후에 계약했다. 아직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더 고심하고 구단과 상의해 결정하겠다.”
-폭발적인 롯데 팬들의 응원은 성적이 나쁠 때 혹독한 비난이 되기도 한다. 전임 감독들이 힘들어했던 부분이다.
“감독으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팬들에게 지는 날에도 ‘아, 그래도 최선을 다했구나’라는 말을 듣는, 그라운드에서 후회 없이 경기하는 팀으로 이끌겠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