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홀로남은 조성환 “팀 리더 백의종군”

입력 2012-1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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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캡틴이 돌아온다!’ 롯데 조성환이 프리에이전트(FA)로 빠져나간 홍성흔과 김주찬의 빈 자리를 채우며 2013년 다소 흔들릴 수 있는 선수단을 이끌 주장 노릇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포츠동아DB

‘조 캡틴이 돌아온다!’ 롯데 조성환이 프리에이전트(FA)로 빠져나간 홍성흔과 김주찬의 빈 자리를 채우며 2013년 다소 흔들릴 수 있는 선수단을 이끌 주장 노릇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포츠동아DB

신뢰 보내준 양승호감독·박정태코치 떠나고

홍성흔·김주찬 공백에 벌써부터 우려의 시선

주장 아니라도 리더역 각오…치열한 겨울나기롯데 조성환(36)이 주장 완장을 내려놓은 지도 2년이 흘렀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직도 그를 “조 캡틴”이라고 부른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롯데 구단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주장을 역임한 ‘영원한 롯데맨’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2년간 조성환은 “조 캡틴”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주장은 홍성흔이다” 또는 “주장은 김사율이다”라고 굳이 정정을 해줬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롯데 차기 주장이 누가 되든 ‘캡틴’의 의무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무엇이 조성환의 심경을 바꾸게 만든 방아쇠였을까.


○“팀 리더? 각오는 돼 있다”

11월 조성환의 마음은 유독 쓸쓸하다. 절대적 신뢰를 보냈던 양승호 감독, 멘토 박정태 코치, 서로가 서로를 의지했던 홍성흔, 실질적으로 바로 아래 후배인 김주찬 등이 줄줄이 팀을 떠났다. 조성환은 “홍성흔이나 김주찬은 더 좋은 조건을 따라 떠난 것이니까 잘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양 감독님과 박 코치님을 생각하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내년에 롯데는 어떡할 거냐?’는 걱정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조성환은 오히려 새삼스럽지 않다. “작년에 이대호, 장원준 빠졌을 때 똑같은 소리를 들었다. 그래도 롯데가 (2012시즌에) 보여주지 않았느냐?” 어린 선수들이 홍성흔, 김주찬이 빠졌다고 ‘이제 어떡하지?’와 같은 불안감을 갖지 말고 이를 악무는 계기로 삼기를 바라는 고참의 마음이다. “남은 선수들이 짊어져야 할 몫이다. 없다고 엉망으로 할 순 없는 거다. 더 뛰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조성환은 이제부터 팀 리더로 전면에 나서기로 결심을 굳혔다. 과거 2년은 주장도 아니었고 업무분담을 해줄 동료가 있어서 한발 물러서 있었지만, 이젠 그 홀로 남다시피 됐기에 후배들을 이끌고 선수단과 코치진 사이의 가교 역할까지 자임할 생각이다.


○“2013시즌은 내 현역 인생의 갈림길”

팀 리더가 되려면 야구부터 잘해야 되는 것이 당연한 현실임도 잘 안다. 조성환은 지난해 11월 롯데와 2년 총액 7억5000만원에 FA(프리에이전트) 잔류 계약을 했다. 올해 FA 시장을 보면 착잡함마저 들 법하지만, 그래서 2013시즌을 준비하는 그의 마음은 더욱 비장하다.

김시진 감독이 마무리훈련에서 제외시켜주는 배려를 해줬지만, 조성환은 이미 개인훈련을 시작했다. 12월부터는 개인 트레이너까지 고용해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훈련하면서 어깨 재활을 병행할 예정이다. “나이가 들수록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파워로 만회할 생각이다.” 홈런을 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풀 시즌을 지치지 않고 소화할 수 있는 근력을 만들어 정면으로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성환은 2013시즌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 그 이후의 현역생활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올 겨울을 맞을 각오다.

그 어느 때보다 엄혹한 롯데의 현실이 ‘조 캡틴’을 다시 불러냈지만, 아직 롯데에는 조성환이 살아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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