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장 출마 선언’ 정몽규 SWOT 분석 “든든한 조직 강점 원론적 공약 약점”

입력 2013-0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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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프로연맹 총재가 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축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nven7sola

MJ의 후광…큰 꿈에 대한 기회
‘현대家·MJ 세습 논란’ 큰 부담
실업연맹 등 확실한 고정표 유리
“축구산업 파이 키우는 회장될 것”


“축구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회장이 되겠다. 기술적인 부분은 전문 축구인의 몫이다.”

대한축구협회가 7일 제52대 회장선거 일정을 공고했다. 8일부터 14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받고, 18일 등록 현황을 공고한 뒤 28일 새 회장을 선출한다. 여권의 유력 주자 정몽규(51) 프로축구연맹 총재(현대산업개발 회장)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총재는 이에 앞서 연맹 임시 이사회와 대의원 총회를 통해 총재직에서 물러났다. 정 총재는 “22세기 한국축구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는 내용의 ‘비전 22’ 플랜을 발표했다. 정 총재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을 분석해 본다.


○강점(Strength)

정 총재는 든든한 조직이 큰 힘이다. 협회와 연맹 핵심세력과 다수 축구인들이 정 총재를 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도 지난 해 12월 말 후보 사무실을 꾸리는 등 총력 지원에 나섰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정 회장께서 2년 간 연맹 총재를 하시며 현안 파악 등을 잘 해 놓으셨다”고 말했다. 연맹 총재로 사외이사 도입을 통한 폐쇄적인 이사회 구조 개편, K리그 승강제 도입 등 뚜렷한 성과를 낸 것도 큰 강점으로 꼽힌다.


○약점(Weakness)

정 총재는 1994년 울산을 시작으로 전북(1997∼1999), 부산(2000∼) 구단주를 거쳤다. 축구발전에 오래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이 이력이 큰 약점이기도 하다. 특히 2000년부터 14년째 부산 구단을 맡았지만 크게 발전한 부분이 없다. 한 축구인은 “부산은 야구 도시다. 자기 구단 하나 최고로 못 만들면서 회장에 출마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날 발표한 청사진도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이다. 소통과 화합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지만 구체적인 ‘어떻게’가 부족해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기회(Opportunity)와 위협(Treat)

정 총재 뒤에 드리워진 정몽준(MJ) 협회 명예회장의 그림자는 위협인 동시에 기회다. 연맹 총재에 추대될 당시 MJ가 “총재를 넘어 협회장,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등 큰 꿈이 있으면 총재직을 수락하라”고 조언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3년 뒤 첫 단계는 현실이 됐다. 정 총재는 “공정한 투표에 의해 선거가 치러지는데 현대가(家) 세습 논란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지만 밖의 시선은 그렇지 않다. 정 총재는 MJ의 후광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일부 대의원들의 ‘반 MJ, 반 현대’ 정서가 큰 부담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도약의 기회이기도 하다. MJ의 축구계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정 총재는 여자·실업연맹 등 확실한 고정표가 있다. 당선이 되면 제2의 MJ로 입지를 금방 다질 수 있다. 정 총재는 “당선되면 아시아축구연맹(AFC)이나 FIFA에 더 큰 목소리를 내겠다”며 “2015년 현 FIFA 회장(블래터) 임기가 끝나지 않느냐”고 했다. 사실상 국제무대 도전을 선언한 셈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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