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힐링캠프, 송은범 살렸다

입력 2013-05-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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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송은범이 12일 포항 삼성전 8회말 역전을 허용한 뒤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 그는 시련을 이겨내 자신을 믿어준 팀원들의 신뢰에 보답한다는 각오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불펜 희망’ 송은범이 무너진 그 날 이후…

선동열 감독·KIA 선수단 아낌없는 격려로 힘 실어줘
“말보다 행동…무거운 마음 떨쳐내고 팀 연패 끊겠다”


송은범(29·KIA)의 장점 중 하나는 멘탈이다. 자신을 둘러싼 어떤 심리적 압박도 금세 털어버린다. 그러나 12일 포항 삼성전의 충격은 컸다. 4-1로 앞선 8회말 1사 1루서 등판해 0.1이닝 동안 5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다. 결국 KIA는 5연패에 빠졌다. 6일 SK와 2대2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이후로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송은범은 13일 “나를 믿어준 코칭스태프와 동료,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다. 이를 만회하려면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동열 감독과 KIA 선수단의 힐링

평소 남다른 담력의 소유자로 알려져있는 송은범이지만, 12일 경기를 앞두고는 달랐다. 트레이드 이후 연패에 빠진 팀 상황이 계속 뇌리를 스쳤다. “경기 자체가 떨린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계속 지니까, 마음이 무겁고 불편하더라고요. 괜히 저 때문인가 싶어서….” 그러나 시원시원한 성격답게, 핑계는 대지 않았다. “어제(12일)는 한마디로 털렸다. 몰린 슬라이더를 삼성 타자들이 좋은 타이밍에서 잘 친 것 같다”고 깨끗하게 인정하기도 했다.

12일 경기가 끝난 뒤 송은범의 어깨는 축 처졌다. 지나가는 동료들에게 연신 “나 때문에 져서 미안하게 됐다”는 마음을 전했다. “야구하면서 처음 느끼는 기분이었어요. 날 믿었던 사람들을 실망시켰으니까….” 그러나 KIA 코칭스태프는 송은범에게 힘을 실어줬다. 선동열 감독은 5연패 직후 팀 미팅에서 “연패 탈출을 위해 모두가 열심히 해줬다. 오늘은 감독 때문에 졌다”며 선수단을 격려했다. 이순철 수석코치 역시 “미안해하지 말고, 다음 경기 준비를 잘하라”며 송은범을 토닥였다. “그런 말씀을 들으니, 더 죄송스럽더라고요. 타자들이 잘 쳐서 점수를 내줬는데, 그것을 못 지켰으니….”


○친정팀과의 대결보다 연패 끊는 데 집중

그러나 12일 경기는 이제 과거의 일일 뿐이다. 자신을 격려해준 코팅스태프와 선수단에 느끼는 고마움을 그라운드에서 표현해야 한다. KIA는 14일부터 광주에서 SK와 맞붙는다. 대형 트레이드 이후 첫 대결이다. 송은범은 “10년 동안 몸담았던 팀이지만, 지금으로선 큰 느낌이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패를 끊는 일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13일 송은범은 광주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아직은 낯선 것이 많지만, 광주 생활에 서서히 녹아들어갈 채비를 마쳤다. ‘12일의 악몽’ 역시 역설적으로 새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한 가족’임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단 한 경기였지만, 만만치 않았던 충격…. 과연 송은범은 KIA의 바람대로 ‘힐링’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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