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피칭 X파일] 난공불락 니퍼트 환골탈태 노경은 천군만마 유희관

입력 2013-07-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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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노경은-유희관(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두산 마운드의 버팀목, 니퍼트-노경은-유희관

니퍼트 벌써 시즌 10승…유력한 다승왕 후보
노경은 시즌 초 부진 딛고 작년 모습 되찾아
유희관 선발 합류 후 리그 최고 투수로 부상

두산 선발승 24승 중 그나마 셋이 20승 합작
후반기도 상승세 기대…4·5선발 활약 관건


두산 선발진이 살아나고 있다. 니퍼트-노경은-유희관 트리오가 던지는 날이면 승리를 거두고 있다. 니퍼트-노경은-유희관이 등판한 최근 11경기에서 두산은 단 한 차례밖에 패하지 않았다. 올해 두산 마운드는 5월에 무너졌다. 5월 9승15패에 그친 가운데 선발승도 고작 3차례밖에 없었다. 5월 선발은 7.10, 불펜은 6.50의 방어율로 모두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무너졌던 마운드가 다시 꿈틀대는 원동력은 니퍼트-노경은-유희관의 거듭된 호투다. 에이스 니퍼트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노경은이 최근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5월부터 선발진에 합류한 유희관도 5승에 방어율 2.33의 놀라운 성적을 올리고 있다.

여전히 두산의 팀 방어율은 높다. 16일 현재 4.65로 전체 8위다. 선발의 퀄리티 스타트(QS)도 30회로 한화 다음으로 적다. 그러나 분위기는 시즌 초와 분명히 다르다. 7월 두산 선발진의 방어율은 2.59로 전체 1위다. 불펜도 6월 이후 안정감을 높여가고 있다. 니퍼트-노경은-유희관 트리오가 두산에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 투수력은 팀 순위다!

두산의 4월 출발은 좋았다. 선발 방어율은 3.41로 3위였고, 오현택이 지킨 불펜 방어율은 2.68로 1위였다. 13승7패를 거뒀다. 그러나 두산 마운드는 5월 들어 급격하게 무너졌다. 23경기를 치르면서 선발승은 3차례, QS는 5차례밖에 없었다. 니퍼트가 허리 부상으로 등판일정을 2차례나 미뤘고, 노경은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9승15패. 선발 방어율은 7.10, 불펜 방어율은 6.50으로 모두 최하위였다.

그러나 두산 선발진은 6월 들어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니퍼트가 3승을 올리며 제 페이스를 찾았고, 노경은과 유희관이 4차례씩 QS를 기록했다. 6월 성적은 11승9패. 선발은 4.32, 불펜은 4.52의 방어율로 5월 악몽에서 벗어났다. 두산의 7월 성적은 17일까지 7승2패다. 니퍼트-노경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선발 트리오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4·5선발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니퍼트-노경은-유희관이 몰고 오는 시너지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4·5선발에 힘이 붙는다면 후반기 두산은 가장 주목할 팀이 될 수도 있다.


● 니퍼트, 흔들림 없는 두산의 에이스

니퍼트는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이다. 지난 2년간 26승을 수확했다. 해마다 평균 190이닝을 던졌고, 20회의 QS를 기록했다. 17일 현재 10승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리오스(6년 연속 10승)와 랜들 이후 역대 3번째로 3년 연속 10승을 신고한 외국인투수가 됐다. 니퍼트는 한국에서 개인타이틀을 차지해본 적이 없다. 2011년 방어율과 탈삼진 부문에서 각각 2위에 랭크됐다. 올해 그는 유력한 다승왕 후보 가운데 한명이다.

니퍼트는 두산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등과 허리가 좋지 않았던 5월에 1승으로 주춤했지만, 6월 들어 3승을 거두며 팀을 지켰다. 17일까지 16경기에 등판해 평균 6.1이닝을 책임졌고, 평균 109개의 공을 던졌다. 가장 많은 평균이닝을 소화했고, 매 경기 가장 많은 공을 던졌다. 203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그의 직구는 여전히 강력하다. 슬라이더, 서클체인지업도 타자들이 치기 힘든 공이다.


● 노경은, 지난해처럼 다시 강해졌다!

시즌 초 노경은은 부진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2일 잠실 SK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2개월 동안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초반 8경기에서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50%도 채 되지 않았다. 공격적이지 못했고 위축된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기대가 컸던 그의 부진은 곧 두산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노경은은 데뷔 10년 만에 10승투수가 됐다. 12승을 거뒀고, 방어율은 2.53으로 2위였다. 한마디로 거침없이 던지는 모습이 좋았다. 시속 150km대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는 모두가 결정구였다. 올 시즌 초의 부진을 이겨내고 그가 다시 강해졌다. 최근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얻었다. 4경기에서 모두 7이닝 이상을 던졌고, 4경기 방어율은 1.24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그는 6월부터 선발투수가 됐다. 선발로 등판하자마자 내리 6경기에서 QS를 기록해 주위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올해도 그는 6월 5경기에서 4차례 QS를 작성했다. 최근 8경기에서 7차례 QS를 기록하며 방어율도 3.67로 끌어내렸다. 탄력을 받은 노경은의 후반기 활약이 주목된다.


● 유희관, 두산을 살렸다!

유희관이 없었다면 두산은 어떤 모습일까.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일찌감치 접었을지도 모른다. 거꾸로 지금 두산은 유희관이 있어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의 활약은 한마디로 놀랍다. 그는 선발로 등판한 8경기에서 4승을 챙겼고, 2.04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6월 이후 그는 리그 최고의 선발투수로 탈바꿈했다. 선발 등판한 6경기 가운데 5경기에서 7이닝 이상을 던지며 QS+를 기록했다. 이닝이터의 모습을 발휘한 그의 최근 6경기 방어율은 놀랍게도 1.51이다.

데뷔 5년차 유희관은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방어율 2.33으로 2위에 올라있고,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10승 달성도 가능하다. 다양한 구종과 뛰어난 제구력을 앞세운 그는 던질수록 강해지고 있다. ‘느림의 미학’으로 평가받는 그의 시속 135km짜리 직구는 스피드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그 이상의 무언가를 갖고 있다. 두산은 올해 유희관을 선발로 기용하는 최고의 선택을 했다. 그리고 유희관은 두산을 살렸다.


● 후반기 두산의 행보가 주목된다!

17일 현재 두산의 선발승은 24승이다. 9개 구단 가운데 8위다. 니퍼트-노경은-유희관이 20승을 올렸고, 4·5선발이 거둔 승리가 4승이다. 퇴출된 올슨은 10경기에서 1승, 김선우는 9경기에서 2승에 머물렀다. 그만큼 4·5선발이 부진했다. 한 달 이상 2군에서 컨디션을 조율한 김선우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두산은 큰 힘을 얻게 된다. 올슨의 대체 용병 핸킨스가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에 따라서도 분위기는 많이 달라질 수 있다.

니퍼트, 노경은, 유희관의 상승세는 지금 두산의 절대적 힘이다. 선발 3총사의 등판 때 이길 수 있다는 믿음도 커지고 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그리고 강팀은 역시 선발진이 강하다. 니퍼트-노경은-유희관을 앞세운 두산이 후반기 어떻게 변해갈지 흥미롭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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