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비정상적인 성관계’만 금지
잉글랜드는 훈련때부터 섹스 금지령
2014브라질월드컵 개막이 성큼 다가오면서 각국 대표팀이 보유한 이색적인 규정과 규율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중에서도 월드컵을 비롯한 주요 국제대회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성관계다. 아무래도 혈기왕성한 운동선수들이다 보니 섹스와 관련한 다양한 해프닝이 불가피한 듯하다. 이는 브라질월드컵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통제하느냐, 허용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섹스 자체에 대한 관심은 무척 높다.
12년 만에 월드컵 우승 탈환을 노리는 개최국 브라질은 성에 관대한 나라답게 자국 선수들에게 자유로운 성관계를 허용했다. 다만 일부 금지 조치도 함께 내렸다. 난잡한 관계는 불허한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브라질대표팀 감독은 “대회 기간 성관계는 허용하지만, 비정상적 자세로 지나치게 무리하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축구종가’의 자존심 회복에 나선 잉글랜드는 전혀 다른 결정을 했다. 대회를 준비하는 훈련 때부터 월드컵 본선까지 부인과 여자친구를 동행해선 안 된다며 사실상 ‘섹스 금지령’을 내렸다. 잉글랜드 축구계는 오래 전부터 ‘Wives&Girlfriends’, 일명 ‘왝스(WAGs)’로 인한 이런저런 섹스 스캔들로 모진 풍파를 겪은 바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만날 벨기에도 잉글랜드와 같은 쪽이다.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대표팀 감독은 유력 축구전문지 월드사커와의 인터뷰에서 “조별리그 기간 동안 3∼4일에 한 경기씩 치른다. 시간도, 여유도 없다. 가족과 보낼 틈이 없다. 선수들은 일을 하기 위해 브라질로 향한다”며 선수단 호텔에 여성을 대동할 수 없게 했다.
북중미 전통의 강호 멕시코는 이참에 완전한 ‘금욕’을 택했다. 성관계는 물론 붉은색의 육류 섭취도 금했다. 2011년 북중미골드컵 기간 도중 쇠고기를 먹은 5명의 선수가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나와 곤욕을 치렀던 경험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사실 ‘홍명보호’도 규율을 강조하는 팀답게 다소 보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미팅과 팀 훈련 등 공식 스케줄을 제외하면 일과를 자유롭게 보장한다. ‘성 관계 금지’, ‘고기 섭취 금지’ 등 직접적 지침이 선수들에게 내려진 적이 없다. 물론 태극전사들이 머무는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여성이 출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여기에는 믿음과 신뢰가 깔려있다. 프로답게 스스로 컨트롤하라는 의미다.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대표팀 관계자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금지령 등 일찌감치 나온 부분들을 제외하면 딱히 규제와 통제 지침이 내려진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