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이강철 수석코치는 현역 시절 절묘한 컨트롤을 자랑했다. 프로통산 152승에 빛나는 그는 투수의 제구력 향상을 위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롱토스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스포츠동아DB
10·50·100m 던지며 릴리스포인트 확인
하체·어깨 강화, 투구 밸런스 좋은 효과
현장 감독들은 ‘공이 빠른 투수’와 ‘제구력이 좋은 투수’ 중 한 명을 고르라면 대부분 후자에 손을 든다. 구속은 프로구단에 들어와서 전문 트레이닝을 받으면 나아질 수 있지만 제구력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타자를 상대하는 가장 큰 무기도 컨트롤이 잘 된 공이다. 그렇다면 제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넥센 이강철 수석코치는 롱토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코치는 현역시절 제구력이 탁월했다. 비결은 롱토스였다. 이 코치는 “우리 때는 롱토스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10m, 20m, 50m, 100m에서 공을 던지면서 릴리스포인트에 대한 감을 찾을 수 있다. 10m를 던질 때와 100m를 던질 때 공을 놓는 타점이 다르지 않나. 어느 지점에서 공을 놓으면 일정한 거리를 던질 수 있는지 생각하면서 캐치볼을 하면 포인트를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변화구의 궤적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코치는 “변화구 그립을 잡고 던졌을 때 어떤 식으로 공이 휘어가는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즉 어느 지점에서 공을 놓고, 그 공이 어떤 궤적으로 날아가는지를 파악하면 나중에 마운드 위에서 타자를 상대할 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투구 밸런스를 되찾는데도 유용하다. 이 코치는 “짧은 거리에서만 공을 던지면 자신도 모르게 투구폼이 움츠러든다. 그 상태에서 공을 던지면 팔스윙도 짧아지고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없다”며 “먼 거리를 던지면 움츠러들었던 폼을 펼 수 있다. 또 짧은 거리는 상체로만 던져도 되지만 먼 거리는 온 몸을 사용해야 원하는 거리까지 날아간다. 하체를 사용하는 법을 알게 되고 더불어 어깨 강화도 된다. 투구 밸런스가 좋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코치는 제구력 향상 비결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투수에게 있어 러닝과 캐치볼은 기본”이라며 “야구 잘 하는 선수들을 보면 기본기가 잘 닦여 있다. 캐치볼을 단순히 워밍업 차원이라고 생각하고 장난 식으로 하는 선수들이 가끔 있는데 우리(넥센) 팀 선수들에게는 ‘절대 그렇게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아주 작은 부분에서 투구밸런스를 잃어버릴 수 있는 게 야구다. 작은 것을 허투루 하지 않는 선수가 진정한 프로”라고 강조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