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빅버드 폭포·쌍무지개…수원의 승리를 예감한 길조

입력 2014-08-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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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수원월드켭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쌍무지개가 나타나 축구장을 빛내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장대비에 재현…폭포 발생시 수원 100% 승
비 그치자 하늘엔 쌍무지개…홈관중 환호

폭포에 쌍무지개까지….

수원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라운드 경기가 펼쳐진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 3·4위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 경기에서 수원이 평소 길조로 여겨온 현상이 한꺼번에 일어나 화제가 됐다.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애칭) 폭포’와 ‘쌍무지개’였다.

이 경기장은 큰 새의 날개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지붕 구조 때문에 많은 비가 내리면 고인 물이 하나의 배수관을 타고 폭포처럼 떨어진다. 7∼8월 장마철에 많아야 2∼3회 나타나는 드문 현상으로, 수원 서포터스는 이를 ‘빅버드 폭포’로 부르며 반긴다.

물론 이유가 있다. 유쾌한 추억이 있어서다. 홈경기를 앞두고 빅버드 폭포가 나왔을 때 진 적이 없다. 2007년 8월과 2009년 7월 성남일화(성남FC의 전신)전을 앞두고 폭포가 생겼고, 모두 승리했다. 2011년 7월 전남 드래곤즈와의 FA컵 8강전 승리 때도 폭포가 나타나 흐뭇한 징크스를 이어갔다.

올 시즌 비의 기억도 나쁘지 않다. 직전 홈경기였던 18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도 엄청난 비를 뚫고 4-1의 쾌승을 거뒀다. 2012년 7월부터 이어진 포항전 8경기 연속 무승(1무7패)의 사슬도 끊어 기쁨은 배가 됐다.

10일에는 오후 3시부터 쏟아진 장대비에 빅버드 폭포가 재현됐다. 태풍 할롱의 간접 영향권에 든 수원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린 것이다. 좋은 조짐은 또 있었다. 킥오프 직전 거짓말처럼 비가 그친 하늘에 쌍무지개가 떠올라 궂은 날씨 속에도 빅버드를 찾은 1만3800여 홈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래서일까. 초반부터 제주를 압도한 수원은 전반 41분 터진 김은선의 결승골에 힘입어 홈 4연승과 6경기 연속 무패(5승1무)의 콧노래 속에 시즌 10승째(5무5패·승점 35)를 거두며 3위를 굳게 지켰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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