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국가대표 손연재. 스포츠동아DB
지난 세계선수권 점수차 1.167점 불과
“위협적 선수…최고의 기량 선보이겠다”
손연재(20·연세대)는 덩썬웨(22·중국·사진)에 대해 “실수 없이 경기를 펼쳤을 때는 정말 위협적이고 잘 하는 선수다. 배울 점도 많은 상대”라고 했다. 덩썬웨도 손연재를 “매우 우수한 선수다. 자신을 절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배우고 싶다”고 평가했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호적수. ‘라이벌 매치’의 개봉이 임박했다.
손연재는 10월 1일과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리는 2014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에서 한국선수로는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린다. 가장 큰 벽으로 여겼던 우즈베키스탄의 엘리타베타 나자렌코바는 러시아 국적을 버리고 귀화하는 과정에서 귀화선수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따라서 손연재의 금메달에 걸림돌이 될 만한 선수는 이제 덩썬웨뿐이다. 덩썬웨는 최근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손연재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사실 세계랭킹에서는 5위인 손연재가 22위 덩썬웨에 비해 한참 앞서 있다. 최근 2년간 네 차례의 맞대결에서도 3승1패로 우위를 점했다. 지난해 6월 열린 2013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손연재가 개인종합과 후프, 곤봉에서 1위를 차지해 3관왕에 올랐다. 덩썬웨는 볼과 리본에서 우승했지만, 개인종합은 7위에 그쳤다. 손연재의 유일한 패배는 바로 2개월 뒤에 열린 2013세계선수권대회. 덩썬웨가 종합 4위, 손연재가 5위였다. 그러나 올 시즌 첫 맞대결이었던 지난달 던디 월드컵에서는 다시 손연재가 개인종합 3위, 덩썬웨가 7위로 승자가 바뀌었다. 아시안게임을 한 주 앞두고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손연재가 4위, 덩썬웨가 5위. 최종 승자는 손연재였다.
그러나 손연재가 긴장을 늦출 수도, 덩썬웨가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개인종합은 볼, 후프, 리본, 곤봉까지 네 종목의 경기를 모두 치른 뒤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한 종목이라도 크게 실수를 하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손연재(70.933점)와 덩썬웨(69.766점)의 점수 차는 1.167점에 불과했다. 손연재는 “절대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내 기량을 최고치까지 끌어올리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마음을 집중하고 가라앉혀서 차분하게 경기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덩썬웨도 “내게 가장 강력한 적수는 나 자신이다. 금메달은 자신 있지만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내 연기를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