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호, 태권도 그랑프리 우승…올림픽 티켓 보인다

입력 2015-09-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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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철호(왼쪽)가 19일(한국시간) 터키 삼순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 그랑프리 2차 대회 남자 +87kg급 결승전 도중 사자드 마르다니(이란)의 얼굴을 공격하고 있다. 사진제공|세계태권도연맹

男 +87kg급 결승서 마르다니 제압
랭킹 10위권 껑충…3차대회 분수령


우승이 필요했다. 그리고 강한 집중력으로 원하는 목표를 이뤘다.

태권도대표팀 조철호(24·삼성에스원)는 19일(한국시간) 터키 삼순 야사르 도구 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 그랑프리 2차 대회 남자부 +87kg급에서 우승했다. 17위를 기록했던 올림픽랭킹도 10위권으로 뛰어오르면서 8위까지 주어지는 그랑프리 파이널(12월) 진출과 6위까지 직행하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다음달 영국 맨체스터에서 펼쳐질 그랑프리 3차 대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조철호의 경기력은 압도적이었다. ‘올림픽랭킹 1위’ 자수르 바이쿠지예프(우즈베키스탄)를 8강에서 골든포인트(연장승)로 제압했다. 4강에선 차동민(29·한국가스공사)을 꺾고 올라온 폴커 워디치(6위·독일)에게 2차례 머리 공격을 뽑아내며 RSC승(KO승)을 따냈다. 결승에선 사자드 마르다니(7위·이란)를 14-8로 꺾었다. 윤순철 이탈리아대표팀 감독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지도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경기였다”고 극찬했다. 이날 경기장을 방문한 조윤수 주터키한국대사와 조정원 WTF 총재는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조철호는 “1차 그랑프리에서 3위를 해서 아쉬웠고 욕심이 났다. 떨어지면 올림픽이 끝난다는 생각에 더욱 이를 악물었다”고 밝혔다.

상처로 얼룩졌던 과거를 잊고 새롭게 태어나기로 했다.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태권도의 꽃’ 최중량급의 최고 기대주로 떠올랐지만, 이듬해부터 햄스트링 파열로 2년간 공백기를 보냈다. 은퇴를 결심할 만큼 일생일대의 위기였다. 그러나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재기했고, 올 8월 모스크바서 열린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3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탔다. 키 189cm에 장기인 빠른 발을 갈고닦으면서 이번 대회에서 폭발적 에너지를 뽐냈다. 조철호는 “경기 막판 집중력이 떨어져 3∼5초를 남기고 역전을 허용한 경기가 많았다. 집중력을 키워야 한다”고 겸손해했다.

리우올림픽의 최대 걸림돌은 우상이자 경쟁자인 차동민이다. 차동민은 이번 대회 5위에 오르며 올림픽 직행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조철호도 올림픽 출전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그랑프리 파이널만 내다보고 있다. 최선을 다하면 올림픽 기회는 따라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삼순(터키)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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