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이지영. 스포츠동아DB
할아버지는 병상에 누워서도 손자의 옷을 어루만졌다. 56번 이지영(사진). 손자의 이름과 등번호가 선명하게 찍힌, 삼성의 흰색 세로 줄무늬 유니폼이었다. 손자는 프로야구 최강팀 삼성에서 안방마님으로 당당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러나 손자가 병문안을 오겠다고 할 때마다, 할아버지는 손사래부터 쳤다. “야구에만 집중해야지. 대구에서 원주까지 뭐 하러 와? 그냥 야구만 열심히 하라고 해.” 손자는 몇 번이나 할아버지가 계신 원주로 발걸음을 옮기려다 다시 멈추곤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9월의 어느 날, 목동구장에서 주말 원정경기를 마치고 난 손자는 문득 이번에는 꼭 할아버지를 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구 대신 원주로 향했다. 병원에 가서 할아버지의 야윈 손을 잡았다. “손자가 왔다고 하니까, 할아버지가 마지막까지 저를 조금이라도 더 보시려고, 계속 눈을 뜨려고 애쓰셨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때 ‘곧 돌아가실지도 모르겠다’는 안 좋은 예감이 들었던 것 같아요.” 이지영은 당시 이렇게 회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닷새 후, 결코 듣고 싶지 않았던 비보가 들려왔다. 경기를 막 끝낸 이지영에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망연자실. 당장 원주로 달려가려 했지만, 가족이 만류했다. 1위 경쟁이 한창인 시기에, 자리를 비우지 말고 할아버지의 뜻을 따라달라고 했다. “할아버지가 입원해 계실 때, TV로 제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는 게 낙이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더 야구를 잘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곤 했는데….” 늘 무뚝뚝하기만 했던 손자의 가슴이 남몰래 미어졌다.
이지영은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손에 자랐다. 부모 이상으로 각별한 존재가 바로 조부모였다. 그런데 2년 전 할머니가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손자에게 닥친 첫 번째 시련. 말기 암 환자였던 할아버지는 홀로 된 후에도 손자의 야구를 보는 낙으로 힘든 시간을 견뎠다. 이지영에게도 할아버지의 응원이 늘 큰 힘이 됐다. 그런 할아버지마저 영원한 잠에 든 것이다.
이지영이 할아버지를 떠나보냈던 9월 17일, 비가 무척 많이 내렸다. 대구 경기가 취소됐다. 그리고 다음 날인 18일, 이지영은 경기 후반 대타로 투입됐다. 3-4로 뒤진 8회말 1사 2·3루서 경기를 일거에 뒤집는 역전 결승 적시타를 터트렸다. 그 경기가 바로 대구 두산전이었다. 손자는 그렇게 할아버지에게 최고의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할아버지의 자랑이던 손자는 이제 삼성의 당당한 첫 번째 포수로서 한국시리즈를 시작했다. 삼성이 또 다시 우승하게 된다면, 아마도 그 해의 마지막 공을 받게 될 것이다. 이지영은 “할아버지는 좋은 곳에 잘 모셨다. 이제 슬픔은 잊고 한국시리즈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다짐했다.
대구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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