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S 김주현 감독은 울고, 선수들은 함박웃음

입력 2015-11-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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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전자 부회장(왼쪽 끝)이 14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막을 내린 ‘2015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챔프리그에서 우승한 서울 CMS 선수들에게 트로피를 전달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성적 부진 등 힘겨운 시간 생각에 눈물

감독은 울었고, 선수들은 웃었다.

서울 CMS는 14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15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챔프리그(1부) 결승에서 난타전 끝에 고양 레이커스를 14-11로 꺾고 창단 5년 만에 감격스러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우승기를 거머쥔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격려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헹가래를 받고 내려온 김주현 CMS 감독의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는 “우승이 참 힘들더라. 우승에 대한 집착을 버리니까 이런 결과가 찾아온 것 같다”고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

CMS 감독 김주현. 스포츠동아DB


우여곡절이 많았다. 5년 전 강팀을 만들기 위해 스폰서를 찾아 나섰고, 지금의 후원사를 만났다. 그러나 부진한 성적에 선수들은 하나둘 떠나갔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우승 타이틀은 고사하고, 4강도 힘겨웠다. 김 감독은 “후원사를 찾아가 그간 쌓아왔던 부담감을 토로했다. 다행히 성적 걱정 없이 팀을 잘 만들어보라는 격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부담을 내려놓고 선수들을 찾아 나섰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젊은 선수들과 함께 끈끈한 팀을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그리고 다시 2년. 준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구리 나인빅스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결승에선 먼저 4점을 내고도 7-11로 역전당해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나 평균연령 23세의 젊은 팀은 주눅 들지 않았다. “해보자”는 결의가 단단해졌다. 6회초에만 7득점하며 14-11로 경기를 뒤집었다. 12-11에서 2타점짜리 중월2루타를 때리고 6회말 2사 만루서 결정적 호수비로 팀을 구한 김해리는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섰다. 그녀는 “진짜 우승하고 싶었는데 마침내 소망을 이뤘다. 타격이 약해서 진루타를 친다는 생각만 했는데, 운 좋게 잘 맞은 것 같다. 수비 실수가 잦아서 6회 2사서 타구를 꼭 잡아야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밥값 한 것 같아서 기쁘다”며 해맑게 웃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다 같이 미쳐보자고 주문했는데 정말 잘해줬다. 앞으로 더욱 기대해달라”며 그제야 서툰 웃음을 지었다.

이천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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