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S 김주현 감독(위)이 14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15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고양 레이커스와의 결승에서 14-11로 승리한 뒤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결승전 고양 레이커스 상대로 14-11 승
김해리 6회 쐐기 2타점…대회 MVP 선정
퓨처리그 결승선 서울 후라가 정상 우뚝
선수들의 플레이는 남자 못지않게 대범했고, 그럴수록 유니폼은 더욱 더러워졌다. 그러나 얼굴에선 웃음이 그칠 줄 몰랐다.
14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2015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결승전과 폐막식이 열렸다. 서울 CMS는 이날 벌어진 챔프리그(1부) 결승전에서 고양 레이커스에 14-1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창단 5년 만에 첫 우승기를 들었다. CMS 선수들은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환호했고, 관중석을 가득 메운 여자야구 관계자와 팬, 타 팀 선수들은 뜨거운 박수로 우승팀 선수들을 축하했다. 퓨처리그(2부)에선 서울 후라가 정상에 올랐다.
● 마음 놓고 뛰어논 LG챔피언스파크
4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는 한해 국내여자야구를 결산하는 가장 큰 대회다. 여자야구 발전에 힘써온 LG전자가 2012년부터 주최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올해는 더욱 인상적인 변화도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대회가 개최된 익산 국가대표야구전용훈련장을 떠나 지난해 여름 개장한 LG트윈스 훈련장인 LG챔피언스파크에 새 둥지를 틀었다. 주경기장과 보조구장, 다목적구장의 3면을 모두 활용하면서 3주 동안 집중적으로 대회를 치렀다. 지난달 24일 양구 블랙펄스-대전 레이디스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이날 결승까지 모두 40경기를 소화했다.
한국여자야구연맹(WBAK)은 지난해 성적을 바탕으로 상위 16개 팀과 하위 24개 팀을 추려 챔프리그와 퓨처리그로 나눴다. 40개 팀 825명이 참가하면서 명실상부한 여자야구 최고 대회로 거듭났다. 등록된 42개 팀(선수 860명) 가운데 2팀을 제외한 모든 팀이 출전했다. 이 때문에 LG챔피언스파크는 여자선수들에게 놀이터와 같았다. 안정된 그라운드 시설에서 구르고 또 굴렀다. 그림 같은 호수비와 재치 넘치는 주루 플레이 등 남자선수들의 플레이를 쏙 빼닮았다. WBAK 관계자는 “그라운드 환경이 좋아서 선수들이 부상 염려 없이 마음 놓고 경기에 집중했다. 더욱 멋진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며 웃었다.
● 통 큰 지원, 선수들은 명승부로 화답
LG전자는 4년째 대회를 후원하며 우승팀 및 개인 타이틀 수상자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LED TV와 G패드 등으로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이끌어냈다. 챔프리그와 퓨처리그에서 각각 우승한 CMS와 후라에는 각각 500만원과 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경기장을 찾아 여자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큰 박수를 보냈다. 우승팀 선수들을 직접 축하해줬다. 구 부회장은 2013년 이 대회를 통해 여자선수들의 국제대회 신설 건의를 받아들여 올해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를 창설하는 등 여자야구의 저변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선수들도 뛰어난 플레이로 보답했다. 결승에서 CMS는 1회 먼저 4득점하며 리드를 잡았지만, 5회까지 7-11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6회 빅이닝(7점)을 만들며 14-11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11-11에서 황수련의 적시타로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고, 김해리가 2사 1·3루서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해리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구 부회장을 비롯해 LG전자 경영지원부문장 이충학 부사장과 WBAK 정진구 회장, 이광환 고문, KBO 허구연 야구발전실행위원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천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