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강등’ 부산, 이정협 붙잡고 이범영 보내나

입력 2015-12-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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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이정협-이범영(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스포츠동아DB

이정협엔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다”
GK 이범영엔 “떠나도 좋다” 온도차

부산 아이파크는 K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기업구단 강등’이라는 쓴잔을 들이켰다. 올 시즌 클래식(1부리그) 11위로 나선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챌린지 최종 2위 수원FC에 무릎을 꿇었다. 부산 최영준 감독은 “내년에는 (챌린지 정규리그 1위로) 자동 승격을 일궈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부산의 전력보강에 관심이 쏠린다. 내년 1월 K리그 겨울이적시장을 앞두고 팀 재편 작업이 한창이다. 축구계는 그 중에서도 특히 국가대표 2명의 행보에 많은 시선을 보낸다. 이적시장의 ‘블루칩’으로 꼽히는 스트라이커 이정협(24)과 골키퍼 이범영(26)이다.

많은 팀들이 군침을 흘리는 가운데, 부산의 입장은 분명하다. 2015시즌이 끝난 뒤 이뤄진 내부 미팅 결과 이정협에게는 ‘우선 잔류’를, 이범영에게는 ‘떠나도 좋다’는 뜻을 전했다. 이렇듯 둘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댄 이유는 분명했다. 1차적으로는 계약기간이다. 2008년 입단한 이범영은 내년 말 계약이 만료되지만, 이정협은 아직 4년이 더 남았다. 단순히 떠나고 싶다고 해서 쉽게 떠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당연히 팀 공헌도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범영은 올해까지 8시즌 동안 부산의 골문을 지켰다. K리그 통산 149경기에서 197실점을 했다. 반면 2013시즌 데뷔한 이정협은 이듬해인 2014년부터 올해 하반기까지 상주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마쳤다. 부산 유니폼을 입고 뛴 것은 30경기(2골·3도움)였다. 상주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의 눈에 들어 태극마크를 달고 2015호주아시안컵에 출전해 ‘깜짝 스타’로 발돋움했으나, 부산에선 딱히 임팩트를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부산은 1년만의 클래식 복귀를 위해 이정협을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꼽는다. 최 감독도 이정협에게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범영도 중요하지만 최전방 옵션이 좀더 절실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공격수의 경우, 제2의 옵션이 마땅치 않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었다. 병역을 마친 20대 초중반의 국가대표 공격수는 누가 보더라도 굉장히 매력적인 영입 카드다. 물론 부산은 합당한 수준의 이적 제안이 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방침도 세웠으나 구체적인 몸값 산정을 해놓지는 않았다.

부산 관계자는 “무작정 이정협에게 남아달라고 할 생각은 없다. 특정 선수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좋은 처우를 제시하고, 마음 편히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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