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닷컴]
김신욱 없는 울산 현대를 두고 모두가 위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은 새로운 도전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슈틸리케호 황태자’ 이정협(25)을 새 식구로 맞아 들였다.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부산에서 1년 간 임대된 이정협은 김신욱의 빈 자리를 메울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군 복무 시절 A대표팀에 깜짝 발탁되어 2015년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을 이끌었던 이정협은 이제 ‘군데렐라(군인+신데렐라의 합성어)’가 아닌 ‘새로운 울산의 간판 공격수’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 돌파구는 ‘원톱의 책임감’
울산 입성 때만 해도 이정협은 김신욱과 ‘신 더블타워’를 구축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김신욱이 떠난 울산은 전술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입단 때만 해도 “(김)신욱이형과의 호흡이 기대된다”고 말했던 이정협은 이제 울산의 유일한 원 톱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김신욱이 빠진 이상 이정협이 울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지는 미지수’라는 예측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협은 “신욱이 형이 있었다면 의지하면서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김신욱 이적으로) 내가 감수해야 할 부담감과 책임감이 생겼다”며 “신욱이형이 지난해 K리그 클래식에서 득점왕을 차지했지만 팀 성적은 좋지 않았다. 올해는 신욱이 형처럼 골을 많이 넣으면서 팀 성적도 함께 좋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신욱이 형은 워낙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다른 팀에서도 잘 적응 할 것이다. 나는 울산에서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을 찾아야 할 것 같다”는 뜻을 나타냈다.
‘울산 맨’으로 거듭난 이정협의 목표는 ‘절대 1강’인 전북 현대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정협은 “(울산에게) 우승은 당연한 목표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도 마찬가지”라며 “전북이 워낙 좋은 스쿼드를 갖추고 있지만 울산도 그에 못지않다. 전북에겐 지기 싫다. 꼭 이기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 또 다른 목표 ‘슈틸리케호 복귀’
2013년 ‘이정기’라는 이름으로 K리그에 데뷔했던 이정협은 이듬해 상주에 입단하면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했다. 지난해 전역 후 클래식에서 단 3경기를 뛰었으니 올해가 사실상 ‘클래식 2년차’인 셈이다. A대표팀과 챌린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이정협이지만 ‘윗물’인 클래식은 다른 세상이다. 울산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만큼 성공 여부도 불투명 하다.
이정협은 “A대표팀이나 부산에서는 중앙에서의 포스트 플레이를 강조하지만 울산에서는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커버하는 활동량을 주문한다”며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은데다 팀 분위기도 좋아 빠르게 적응하고 있고 곧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올해 많은 선수들이 새롭게 합류했다.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재미있는 경기를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정협은 대표팀 복귀라는 목표를 향해서도 뛰어야 한다. 지난해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렸던 동아시안컵 이후 부상 등이 겹치면서 슈틸리케호와 거리를 두고 있다. 그간 공기가 바뀌었다. 이정협이 빠진 사이 석현준(25·비토리아) 황의조(24·성남)가 새롭게 부각되면서 경쟁체제가 구축됐다. 이정협이 울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과 최종예선에서의 발탁 여부도 가려지게 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이정협은 “석현준과 황의조가 워낙 잘해주고 있다. 그들의 활약을 보면서 나도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울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기회도 주어질 것이다. 지금은 대표팀보다는 울산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협은 피나는 노력으로 자신의 이름이 태극마크에 걸맞는 가치를 지녔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제는 울산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할 때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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