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이태양. 스포츠동아DB
이번에도 연결고리는 브로커였다. 20일 NC 투수 이태양(23)이 승부조작 혐의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은 이태양이 수천만 원 가량의 뒷돈을 받고 경기 일부를 조작했다는 것과 여기에 브로커 A씨가 개입했다는 사실이다.
4년 전 박현준과 김성현의 승부조작 사건에 이어 이태양 사태까지…. 승부조작만 터지면 나오는 브로커는 대체 누구일까.
브로커의 사전적 정의는 ‘사기성이 있는 거간꾼’. 그러나 브로커가 선수들에게 접근할 때는 철저히 사기성을 지운 채 친분과 정을 악용했다. 여느 사기범죄가 그러하듯 승부조작 역시 같은 패턴으로 미끼를 던졌다.
그럼 선수들은 어떻게 브로커의 유혹에 휘둘리게 된 걸까. 우선 브로커의 출신성분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브로커 중 다수는 현역선수들과 함께 학생시절 땀을 흘린 동료들인 경우이거나 어렸을 때부터 선수들과 어울리며 스포츠계 전반에 시야를 넓힌 지인들이다.
이들은 경기종료 후 혹은 비시즌 휴식기에 식사자리와 술 모임을 가지며 안면을 텄다. 오고가는 술 한 잔에 검은 그림자는 이미 드리워진 것. 이번 사건 역시 만남의 계기는 술자리였다.
조직폭력배와 연관된 브로커 역시 수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수들이 이를 인지했든 아니든 친분으로 엮인 브로커 혹은 더 높은 윗선과의 만남은 결국 독이 돼 돌아왔고, 쉽게 빠져나갈 수 없는 굴레에 스스로를 가뒀다.
즉, 브로커는 거대한 그물망을 치고 선수들이 걸리기를 기대하기보다 확실한 미끼 하나를 던진 뒤 이를 이용해 먹잇감을 엮는 방식으로 그림자를 넓혀갔다.
이유야 어찌됐건 선수들이 브로커의 검은 손길을 뿌리치지 못했다는 점은 용서받을 수 없다. 게다가 2012년 동료 선수 2명이 법의 심판을 받은 장면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본 지 채 5년이 흐르지 않았다. 범죄에 첫 발을 들여놓는 순간 피의자와 피해자의 경계는 사라진다는 점을 선수들은 되짚어야 한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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