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백상원, 마침내 움켜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입력 2016-09-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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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주전 2루수는 백상원이다. 2014~2015시즌 79홈런을 기록한 야마이코 나바로의 빈자리를 메워야한다는 부담을 지운 뒤부터 공수 양면에서 일취월장하고 있다. “2016시즌은 내게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던 백상원의 야구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올 시즌 삼성의 주전 2루수는 백상원(28)이다. 지난 2년간(2014~2015시즌) 79홈런을 기록한 야마이코 나바로(29·지바 롯데)가 굳건히 지키던 자리를 꿰찼다. 어엿한 ‘레귤러(주전선수)’로 성장한 것이다. 이는 “2016년은 내게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외친 백상원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2015시즌까지 1군 88경기 출장이 전부였던 그의 풀타임 첫 시즌을 잘 표현하는 말이 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삼성 백상원.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어렵게 올라선 1군, 알을 깨는 아픔

백상원은 경북고~단국대를 졸업하고 2010년 삼성에 입단했다. 그해 1군 무대를 밟진 못했지만, 2군 101경기에서 타율 0.306, 1홈런, 54타점, 16도루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뽐냈다. 곧바로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여기까지는 순조로웠다. 그러나 전역 직후인 2013시즌부터 1군 88경기에서 타율 0.243(103타수25안타), 10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복귀 첫해인 2013시즌에는 조동찬과 김태완, 2014~2015시즌에는 나바로에 가려졌다. ‘최강 삼성’의 내야에 백상원의 자리는 없었다.

입단 7년째인 올해 나바로가 일본 무대로 이적했다. 백상원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시범경기 14게임에서 타율 0.421(38타수16안타), 6타점, 출루율 0.500의 맹타를 휘둘렀다. 나바로의 공백을 지울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정규시즌은 달랐다. 5월까지 48경기에서 타율 0.239(142타수34안타), 15타점의 부진에 시달렸다. 설상가상으로 수비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연발하면서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올 시즌 실책은 5개뿐인데, 승부처에서 저지른 것이 문제였다. 백상원은 “4~5월은 정말 괴로웠다”고 돌아봤다.

삼성 백상원.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확실하게 잡았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그러나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김한수 타격코치의 조언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늘렸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이것이 전환점이 됐다. 백상원은 “괴로워한다고 될 일이 아니더라”며 “마침 웨이트트레이닝을 강화한 뒤부터 서서히 안타가 나오고, 잘 맞기 시작했다. 코치님이 주문하신 대로 많이 느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6월부터 62경기에서는 타율 0.323(223타수72안타), 3홈런, 30타점, 출루율 0.390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110경기 타율도 0.290(365타수106안타)이다. 8월27일 대구 롯데전에서는 한 시즌 100안타를 돌파했다.

백상원에게 2016시즌의 의미를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내 야구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어렵게 주어진 기회, 풀타임 첫 시즌에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야구인생도 달라질 수 있다. 백상원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풀타임 시즌을 뛰는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보완해야할 점이 많다. 모든 면에서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겸손해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백상원이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서 발전하고 있다.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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