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관왕 예약’ 니퍼트-최형우-테임즈 MVP 3파전?

입력 2016-09-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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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삼성 최형우-NC 테임즈(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종착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각 팀 순위 싸움이 가열되는 시기지만 개인 타이틀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투타에서 발군의 기량으로 이미 복수의 개인타이틀을 예약한 선수들도 나타나고 있다. 투수 쪽에서는 두산 더스틴 니퍼트(35), 타자 쪽에서는 삼성 최형우(33)와 NC 에릭 테임즈(30)가 주인공들이다. 다관왕 접수는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 후보로 가는 지름길. 마지막까지 얼마나 인상적인 스퍼트를 하면서 기록을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릴 듯하다.

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 니퍼트, 다승·방어율·승률 3관왕 확정적

니퍼트는 18일 수원 kt전에서 5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의 11-1 대승을 이끌면서 시즌 21승(3패)째를 수확했다. 다승은 물론 방어율(2.92)과 승률(0.875) 3개 타이틀은 이미 굳힌 것이나 다름없다. 다승 2위는 두산 마이클 보우덴으로 16승이다. 방어율 2위도 한솥밥을 먹는 장원준(3.39)인데, 차이가 크다. 다만 시즌 MVP에 어필하기 위해서는 2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3점대로 떨어진다면 감점 요인이 된다. 승률도 안전하다. 2위는 NC 에릭 해커로 0.786(11승3패)인데, 니퍼트가 3패 이상 하지 않으면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 승률 타이틀은 10승 이상 투수에게만 주어져 9승 이하 투수 중 복병이 도사리고 있을 수 있는데, 올해는 위협군이 없다. 7승0패를 기록 중인 kt 김재윤 정도인데, 불펜투수가 앞으로 3승을 추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니퍼트는 오히려 가산점을 올릴 찬스가 많다. 1승을 올리면 KBO리그 역대 외국인투수 최다승인 2007년 다니엘 리오스의 22승과 타이기록을 세우고, 2승을 추가하면 신기록이다. 3승을 더 수확하면 1982년 박철순이 기록한 베어스 역대 최다승인 24승과 타이기록이 된다. 니퍼트가 MVP에 오른다면 역대 외국인투수로는 2007년 리오스 이후 9년 만이자 역대 2번째 주인공이 된다.

삼성 최형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최형우, 타율·최다안타·타점 3관왕 도전

최형우는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 태세다. 타율 0.371로 고공비행 중이고, 최다안타(176), 타점(132) 3개 부문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타율은 2위인 팀 후배 구자욱(0.361)을 1푼 앞서있는데, 거포와 타점생산능력에서 인정을 받아온 그가 3할7푼대 이상의 고타율로 생애 첫 타격왕까지 차지할지 관심을 끈다. 무엇보다 타점이 가장 큰 무기다. 남은 13경기에서 얼마나 더 추가할지 모르지만, 지난해 넥센 박병호(현 미네소타)가 작성한 역대 최다타점(146)을 넘어 신기록을 작성하거나, 조금 더 힘을 내 KBO리그 150타점 시대를 연다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최다안타는 현재 SK 정의윤과 공동 1위인데, SK가 6경기만 남겨놓고 있어 오히려 경쟁자는 12경기를 남겨둔 kt 이대형(174)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형우는 산술적으로는 16개가량 추가해 역대 3위 기록인 192안타(1999년 LG 이병규와 타이)에 이를 수 있다. 역대 2위인 1994년 이종범의 196안타까지 치고 올라갈지 주목된다. 다만 팀 성적 부진과 28개인 홈런수가 MVP 어필요소로는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그러나 생애 4번째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다면 MVP 후보로 손색이 없다.

NC 테임즈. 스포츠동아DB



● 테임즈, 홈런·득점·장타율 3관왕 예약

지난해 MVP 테임즈는 올 시즌에도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타격의 꽃’이라고 평가받는 홈런 부문에서 40홈런으로 선두를 질주 중이다. 역대 외국인 최초로 2년 연속 40홈런을 넘어섰다. 여기에 득점(113)과 장타율(0.691)까지 3개 타이틀 1위다. 잔여경기가 17경기로 가장 많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누적 기록인 홈런과 득점 1위는 사실상 예약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장타율은 2위인 두산 김재환(0.655)와 격차가 커 뒤집힐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 테임즈는 압도적 OPS(1.122)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KBO리그 최정상 타자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지난해만큼의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지난해엔 KBO리그 최초 ‘40홈런-40도루’와 0.382에 이르는 고타율 등 괴물 같은 성적을 올렸는데, 올 시즌엔 타율이 0.321로 10위권 밖이고 타점도 113개로 지난해(14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즌 막판 강력한 임팩트가 필요하다. 만약 테임즈가 2년 연속 MVP를 수상한다면 역대 외국인선수로는 최초의 위업을 달성한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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