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초라한 복귀전, 황제의 부활은 아직…

입력 2017-02-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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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17개월만에 복귀전 2라운드 탈락 아쉬움
페어웨이 안착률 50% 등 실전감각 문제
샘 스니드는 40대 이후에만 18차례 우승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의 모습은 초라했다. 2015년 8월 윈덤챔피언십을 끝으로 필드를 떠난 지 1년5개월 만에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로 복귀한 우즈는 황제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우즈가 다시 황제로 돌아올 수 있을까.


● 무뎌진 실전감각 회복이 관건

1월27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개막한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 전 세계 골프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토록 기다렸던 우즈가 17개월 만에 필드로 돌아왔다.

기대가 컸다. 우즈는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만 통산 8번 우승에 성공했다. 가장 최근엔 2013년이다. 텃밭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복귀전을 치르는 만큼 최종라운드까지 진출해 우승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우즈는 1라운드에서 76타를 친 데 이어 2라운드에서는 이븐파(72타)에 그치면서 예선탈락하고 말았다.

성적을 떠나 경기 내용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1라운드에서는 1년5개월의 공백을 그대로 보여줬다. 경기 초반 버디만 3개 잡아내며 옛 황제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중반 이후 집중력이 흐트러진 탓인지 보기와 더블보기를 쏟아내며 무너졌다. 12번홀부터 17번홀까지 무려 6타를 잃었다. 무뎌진 경기 감각으로 인해 위기에서 빨리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2라운드에서도 우즈는 힘을 내지 못했다. 둘째 날 경기를 펼친 곳은 2개(노스와 사우스)의 코스 중 비교적 쉬운 노스코스였다. 그러나 우즈는 여기서도 버디와 보기를 2개씩 적어내면서 이븐파 72타에 그쳤다. 2개 코스의 1,2라운드 평균타수는 노스 1라운드 70.756타, 2라운드 71.805타였고, 사우스는 1라운드 73.615타, 2라운드 74.013타였다. 우즈는 두 코스 모두에서 평균보다 더 많이 쳤다.

흔들린 드라이브샷이 가장 큰 문제였다. 평균거리는 299야드로 출전 선수 전체 평균 287야드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정확성을 따지는 페어웨이 안착률이 50%(평균 52.47%)에 불과했고, 그린 적중률 역시 55.56%(평균 65.96%)로 낮았다. 익숙하고 만만하게 봤던 코스에서 최악의 결과가 나오면서 스스로도 실망했다. 우즈는 경기가 끝난 뒤 “모든 게 낯설었다”며 긴 공백 후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음을 인정했다. 특히 “집 근처에서 연습할 때와는 많이 달랐다. 경기 속도는 느렸고 그린은 젖어 있었으며 날씨까지 추웠다. 힘든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우즈는 올해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면서 멈춰 선 우승 사냥에 재시동을 걸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즈가 얼마나 빨리 실전감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40대에도 우승 가능성은 충분

1975년생인 우즈의 나이도 어느덧 마흔 둘이 됐다. 프로스포츠 선수로 전성기를 지난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선수생활을 마감할 정도는 아니다. 더 이상 큰 부상을 입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10년 이상 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다.

가장 기대를 갖게 하는 건 PGA 투어 통산 최다승(샘 스니드 82승)과 메이저 대회 최다승(잭 니클로스 18승)이다. 우즈는 현재까지 통산 79승(메이저 14승)을 달성, 샘 스니드와 잭 니클로스에 이어 모두 2위다. 목표는 2개지만, 먼저 달성이 가능한 최다승에 더 관심이 쏠린다.

샘 스니드와 비교하면 우즈가 새로운 골프역사를 쓸 가능성은 남아있다. 스니드는 24세에 첫 우승을 신고한 뒤 52세가 되던 해까지 우승했다. 그 사이 우승하지 못했던 해는 31세 그리고 49세∼51세까지 단 4년이다. 20대에 27승, 30대에 37승, 40대 17승, 50대 1승을 거뒀다. 40대 이후에만 무려 18번 우승했다.

우즈의 우승 속도는 스니드보다 빠르다. 20대에 46승, 30대에 33승을 올리면서 79승을 기록했다. 아쉬운 점은 잦은 부상으로 인해 37세 이후 4년 넘게 우승 소식이 뚝 끊겼다.

17개월 만에 돌아온 우즈에게 바라는 건 우승이다. 팬들은 우즈가 다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모든 건 더 이상 부상 없이 안정된 투어생활을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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