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3회초 1사 만루 두산 김재환이 역전 싹쓸이 3타점 우중간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남아있는 순위싸움의 가장 치열한 격전지는 포스트시즌의 마지막 한 자리 5위 싸움이다. SK와 LG, 넥센이 날마다 바뀌는 순위 속에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승부처는 2위 경쟁이다. 누가 2위로 시즌을 마치느냐에 따라 KIA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위 KIA를 턱 밑까지 추격한 지난 8월 말에도 “1위 추격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3위 NC와 순위싸움도 그 이상 중요하다”고 경계를 멈추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서 2위와 3위는 1위와 2위 이상으로 큰 차이가 있다. 3위는 4위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단 한 경기만 치르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경우 큰 이점 없이 치열한 혈전을 펼쳐야 한다. 반대로 2위는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최상의 투수 로테이션으로 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10일 잠실 LG전 3-1 역전에 성공한 4회말 무사 1·2루 위기서 3이닝 동안 1실점한 선발 함덕주를 한 박자 빨리 교체했다. 이어 김명신~김승회~이현승~김강률에 마무리 이용찬까지 불펜 승리조를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전날 LG전에 패하면서 3위 NC와 격차가 1.5게임차로 좁혀진 상황, 상대 선발 투수가 차우찬이라는 것을 감안한 승부수였다. 두산은 8회초 2점을 추가해 5-1로 승리해 김 감독의 결단이 빛을 발했다. 이날 NC도 대전 한화전에서 11-5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두산은 총력전으로 1.5게임차를 지켰다.
불펜 총동원의 승부수가 가능했던 승부처는 앞선 3회초였다. 0-1로 뒤진 두산은 상대 선발 차우찬이 나광남 구심의 엄격한 스트라이크존에 고전하는 틈을 타 2안타 1볼넷을 묶어 1사 만루 위기를 만들었다. 타석에 선 4번 김재환은 볼카운트 1B-1S에서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을 노린 뒤 날아온 145km의 빠른 공을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잠실구장에서 가장 깊은 우중간 펜스를 원 바운드로 맞추며 싹쓸이 3타점 2루타가 됐다. 잠실이 아니었다면 만루홈런이 됐을 수도 있었던 큰 타구였다. 구장의 크기, 상대 투수 유형에 따른 약점이 없는 든든한 4번타자를 갖고 있는 두산의 힘이 다시 확인된 순간이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